수입가전업체들 외환결제 수단에 따라 희비 엇갈려

 달러화 가치 급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안팎까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환결제 정책에 따라 수입가전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최저 1190원대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단기간(spot)에 소량의 가전제품을 수입·판매하는 업체들과 원화결제를 활용해온 기업은 예상 외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리스크 헤징(위험회피) 일환으로 선물환거래를 이용해온 수입가전업체들은 수억원대의 환손실이 발생하는 등 막대한 환차손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당 1300원대에서 선물환을 구입했던 업체들의 경우 당시 환율과 실제로 가전제품을 수입하는 현재 환율과의 차액이 그대로 외환손실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타치 TV를 스폿 형식으로 수입하는 디에스아이무역의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수입상품 가격 하락으로 8월초 출시 예정인 PDP TV 세 모델의 가격을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 등지에서 PDP TV, 디지털캠코더 등을 수입하는 JVC코리아 역시 원화를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원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반면 1250∼1300원을 기준환율로 선물환거래를 해온 P사 등은 원화급락의 영향으로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가격정책 수립에도 애를 먹고 있다. P사의 경우 지난 3월 달러당 1326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00원선까지 떨어지면서 3월부터 6월까지 매달 전체 마진의 8%에 달하는 환차손이 발생하고 있다.

 전체 수입물량의 70% 정도를 선물환으로 수입·판매해 오고 있는 N사 역시 지난 4월 1317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가자 예상밖의 환손실을 입고 있다.

 N사의 한 관계자는 “환율급락의 영향으로 최근 밀수와 병행수입이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기회손실이 발생하는 기대밖의 결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최근 본사와 환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헤징의 한 방편으로 이용해오던 선물환거래의 변경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1318원에서 출발해 3월과 4월 1326원, 1317원을 기록한 것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이달 들어선 119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