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영화가 다양한 DVD타이틀 버전으로 출시되면서 사용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최근들어 영화 본편과 간단한 부가영상이 수록된 일반형 DVD타이틀 이외에 콘텐츠를 대폭 보강한 스페셜 에디션, 디렉터스 컷이 추가로 선보이는가 하면 패키징을 고급화한 디럭스 버전이나 선물용으로 적합한 기프트세트, 유사한 타이틀을 묶은 박스세트 등도 나오고 있다. DVD타이틀 업체들도 이들 버전간에 출시 시차 및 가격차를 두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매체인 DVD특성상 다양한 콘텐츠를 수록하는 것이 자유로운데다 DVD타이틀 구매층이 다변화되고 있어 다양한 선택을 원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기 때문. 특히 아직은 외국계 메이저 직배사들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시네마서비스 등 국내 업체들도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포터의 뒤를 잇는 하반기 최대 히트 예상작인 반지의 제왕의 경우 다음달 13일 2디스크의 DVD타이틀이 출시된다. 그러나 3개월 뒤에는 다시 부가영상을 풍부하게 담은 4장짜리 디렉터스 컷이 나올 예정이다. 뿐만아니라 4장의 디스크와 다큐멘터리 1편, 영화속에 나오는 거대 석상의 미니어처 등이 포함된 기프트세트도 후속 출시된다.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미국의 경우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 이들 3가지 버전이 모두 10위 안에 랭크돼 있을 정도로 각각의 버전이 모두 인기가 높다.
진주만의 경우 지난해 12월 2디스크의 일반버전으로 출시된 이후 7개월만에 다시 4장짜리 디렉터스 컷이 선보였다. 가격은 일반 버전이 2만9000원, 디렉터스 컷이 4만9000원. 출시사인 브에나비스타 김우영 과장은 “지난해 12월 시점에 디렉터스 컷이 몇 개월 후에 나온다는 공지를 했는데도 일반 버전이 5만장 이상 팔려나갔다”며 “특히 한정판매 수량인 1만5000장이 모두 판매된 디렉터스 컷의 경우도 일반버전을 소장하고 있는 고객이 재구매한 비중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즉 버전 다양화가 오히려 구매층을 넓혀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에나비스타는 더 록, 페이스 오프, 콘 에어 등 DVD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타이틀을 중심으로 스페셜 에디션, 디렉터스 컷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한편 제리부룩하이머 박스세트 등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매트릭스도 매트릭스 일반버전 이외에 매트릭스 리비지티드(Matrix Revisited) 라는 메이킹 필름을 담은 스페셜 버전을 별도로 판매되고 있는 등 상당수의 타이틀이 2개 이상의 버전으로 출시되고 있는 추세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