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회사원 P씨는 출장 준비에 쫓기며 서둘러 집을 나오는 바람에 보안시스템을 가동하지도 못했다. 더욱이 가스레인지의 가스를 잠그지 않은 것 같아 영 기분이 꺼림칙하다. 곧 PDA를 꺼내든 P씨는 집에 설치돼 있는 가정용 서버를 통해 가스와 모든 전원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내리고는 보안시스템을 가동시킨다.
늦어도 2∼3년 내 인터넷 정보가전 시대가 도래했을 때의 시대 상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가전제어SW연구팀(팀장 문경덕)이 정보통신부의 지원 아래 ‘인터넷 정보가전 제어 미들웨어 개발’를 수행하며 세계 정보가전시장 선점을 위한 상용화 제품 개발에 열정을 태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홈서버나 정보가전기기에 탑재돼 유무선 홈네트워크(홈PNA·블루투스·전력선·IEEE1394) 환경에서 다양한 정보가전기기를 제어하고 정보교환을 보장하는 기술인 제어 미들웨어를 개발 중이다.
이는 다양한 가전기기들의 작동을 원격지에서 제어하고 상태를 감시하는 원격검침 및 홈시큐리티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홈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AV기기들을 이용, 홈 영화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 프레임워크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외에도 외부에서 PC·프린터 등 정보기기를 연결하거나 가정에서 손쉽게 인터넷에 접근해 정보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인터넷 정보가전분야에서 성공을 좌우할 핵심기술로 인식되고 있는 제어 미들웨어의 세계시장은 내년에만 20억달러, 오는 2005년에는 47억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엔 전력선 통신에 기반을 둔 미들웨어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가전업체나 빌딩자동화업체가 중심이 된 ‘LonWorks’, 컴퓨터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Jin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UPnP’ 및 소니·톰슨·미쓰비시 등 AV가전업체가 중심이 된 ‘HAVi’가 경쟁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정보가전 미들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기술 개발이 초기단계로 주요한 단체 표준 미들웨어를 외국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미들웨어에 대한 종합적인 기술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보가전제어SW연구팀은 △HAVi·UPnP·LonWorks·Jini 등 주요 단체 표준 미들웨어 개발 △단체 표준 미들웨어를 통합하는 국가 표준모델 개념정립 및 국가 표준화 추진 △동적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모듈의 기능 갱신이 가능한 정보가전에 적합한 자바 실행환경 개발 등에 매진하고 있다.
문경덕 팀장은 “주요 단체 표준 미들웨어의 미비한 기능을 보완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 관련분야의 기술 개발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컨버전스와 융합화 추세에 따라 사용자 특성과 주위환경을 고려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스마트 홈 통합 미들웨어 기술 개발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개발된 단체 표준 미들웨어 기술의 SoC화를 통해 홈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는 정보가전기기를 저렴하고 조기에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