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글리쉬 IT용어, 해외마케팅에 치명타

"흔히 말하는 ‘사이버 트레이드’는 전자무역의 정확한 영어식 표현이 아니더군요.”

 S대학원 경제학부 전공인 K씨는 최근 전자무역의 세계 동향 분석을 위해 외국서적과 검색사이트 등을 통해 참고자료를 찾던 중 뜻밖의 경험을 하게 됐다. 국내서 전자무역을 일컫는 ‘사이버 트레이드(cyber trade)’를 북미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인터넷 등 온라인을 이용한 주식거래’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같이 일상화된 IT용어 중 많은 수가 ‘콩글리시(한국식 영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해외업체와의 수출계약이나 기술협정 체결시 상호간 의사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물론 회사나 제품이미지마저 손상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휴대폰의 영어식 표현은 셀(룰러)폰이나 모바일폰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CDMA 등 통화방식이 세분화되면서 이들 역시 적확한 표현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셀(룰러)폰 등은 800㎒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초기 이동전화를 지칭할 때 쓰던 표현이었으나 현재와 같은 갖가지 접속방식의 이동전화기기를 통칭할 때는 ‘핸드세트(hand-set)’가 무난하다.

 콘텐츠(contents) 역시 콘텐트(content)가 옳다. 국내 관련 벤처업계나 언론서 ‘내용물 전반’을 지칭키 위해 편의상 복수형으로 했으나 영어권 국가에서는 이를 서적이나 자료의 ‘차례’ 또는 ‘목차’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홈페이지는 ‘웹사이트’가 정확한 영어식 표현이다. 홈페이지는 웹사이트 접속시 화면상에 처음 구현되는 페이지만을 칭하는 용어기 때문이다. 이밖에 인터넷방송은 `웹캐스팅`이, 흔히 샵버튼이라 일컫는 ‘#’표시 버튼은 ‘파운드(Pound) 키’가 바른 영문 명칭이다. 

IT기업의 해외홍보를 전문으로 하는 세미컴의 김홍덕 사장은 “외국업체들은 파트너 업체의 영어 구사능력을 매우 중시한다”며 “이들 업체는 콩글리시를 남발하는 한국업체를 만나면 협상력뿐 아니라 제품의 성능까지도 얕잡아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