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통신(IR)에 이어 고주파(RF) 대역을 지원할 수 있는 휴대폰(모바일) 결제서비스 국제 표준규격이 등장한다.
이에 따라 차세대 상거래 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바일 결제서비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 3사, 칩카드 솔루션업계, 금융권 등이 치열한 선점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모바일 결제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비자코리아는 30일 “미국 본사(비자인터내셔널) 차원에서 RF 결제를 가능케 하는 칩카드 기반 모바일 결제서비스 표준 초안을 마련중이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국제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자의 이같은 계획은 올초 국제표준화기구인 IrDA와 공동으로 IR방식의 표준규격인 ‘IrFM’을 제정한 데 이은 후속작업으로 그동안 발빠르게 진행돼온 국내 사업자들의 기술개발 움직임이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에서는 이미 교통카드 등의 용도로 RF 단말기 인프라가 대거 보급된 상황이어서 이번 표준화 계획이 향후 국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비자코리아에 따르면 비자인터내셔널은 IR 방식과 마찬가지로 휴대폰에 금융용 칩카드(EMV)를 탑재, 신용카드단말기와 휴대폰간 RF통신에 의해 지불결제가 가능하도록 표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의 비접촉식 스마트카드 표준규격인 ‘ISO 14443A’형 및 ‘ISO 14443B’형을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비자측은 내달중 기술규격 초안을 공개한 뒤 스마트카드 표준화기구인 글로벌오픈플랫폼(GOP) 등을 통해 국제 표준으로 상정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는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와 칩카드 솔루션 업계, 금융권 등은 비자의 표준화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시장영향에 따른 명암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앞서 KTF가 ‘K머스’라는 서비스 브랜드로 IR·RF를 모두 지원하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선보였고 SK텔레콤도 IR에 이어 RF방식의 기술을 개발중이다. 3사는 그러나 국제 표준화가 빠르게 진척돼온 IR기반의 모바일 결제서비스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왔다.
비자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기술개발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까다로운 EMV 규격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들어서는 미국 시장에서도 주유소나 편의점에 RF카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등 RF 결제환경이 세계적으로 성숙하고 있는 추세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