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정보화 급하다

 건설산업의 정보화 지수가 67.15점(100점 만점 기준) 수준에 그쳐 업계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건설관리학회가 최근 17개 대기업을 포함해 대한건설협회에서 지정한 토건 시공 순위 1000위까지의 기업을 대상으로 공동조사한 ‘국내 건설관리 정보화 현황과 개선 방향’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체 평균 IT예산 비율은 매출액 대비 0.04% 이하로 미국 기업의 2%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보화 수준도 100점 기준으로 67.15점에 그쳤고, 상위그룹(평균 71점)·중위그룹(65점)·하위그룹 (60점)간 격차도 벌어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건설업체들의 정보화 인식은 80점, 정보화 구축은 65점, 정보화 활용은 63점으로 각각 조사됐다. 정보화 기반 측면의 PC보급률은 대부분 업체가 업무수행상 충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항목 중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기업 본사와 현장간 네트워크 연결상태, 네트워크 보안체계, 데이터베이스 구축 현황, 표준화 실태 등이 하위그룹에 속할수록 크게 미비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상위그룹도 데이터베이스의 활용업무가 주로 재무·회계·영업·자재·장비·원가 등 비용과 밀접한 부분에 구축돼 있으며, 생산성이나 품질·안전 등과 관련된 기술적 측면의 데이터베이스는 미비했다. 통합시스템 범위도 비용 관련 부문에 집중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견적·기획·공정·안전·설계 등의 업무분야에 대한 통합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보화 이용에 관한 사용자 만족도는 ‘보통’ 수준으로 나타났고, 주요 문제점으로는 ‘시스템의 형식과 표현성에 있어서 기존 업무와 방식의 차이로 인한 불편 발생’이 지적됐다. 이는 사용자 관점에서의 정보화 구축, 업무분석 등이 정보화 개발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보고서는 정보화 지원 측면에서 IT예산 비율이 타산업이나 미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 0.04% 수준에 그칠 뿐만 아니라 하위그룹은 전담조직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상위그룹은 전담조직이 구성돼 아웃소싱이 비교적 활발히 이뤄지는 반면 하위그룹으로 갈수록 인원 부족, 타부서 겸직, 정보화조직 부재 등의 상태까지 나타나고 있어 업체간 편차가 매우 큼을 알 수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지상욱 선임연구원은 “건설업체들의 정보화 인식이 비교적 높아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정보화 실행 및 구축·활용 과정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장려정책이 뒤따른다면 건설산업의 e전이(트랜스포메이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