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억원(상거래채권 250억원 포함)의 부채를 지고 있는 오디오업체 이트로닉스(대표 남기호)와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애즈워드홀딩스간에 2개월째 진행돼 온 매각협상이 변화의 기류를 맞고 있다.
최근 이트로닉스측의 고위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애즈워드홀딩스와의 매각 협의가 급진전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을 감안할 때 늦어도 8월 중순 타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7월 초까지만 해도 “협의는 진행되고 있지만 협상 업체를 거명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데서 진일보한 것이다.
사실상 유일한 매입 의향자로 거명되고 있는 애즈워드홀딩스는 900억∼1000억원대의 매각대금을 놓고 채권단과 매입금액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트로닉스의 채권자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60개사.
하지만 이 협상이 2개월간의 줄다리기로 이어진 이유는 매각대금의 규모 때문이라기보다는 이트로닉스에 흘러들어 갈 1000억원 내외의 투자자금이 어떤 형태로 구성될까하는 문제 때문이었다.
인천법원은 이 가격에 이트로닉스가 매각될 경우 자본금과 차입금 비율을 50대50으로 구성되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이 경우 이트로닉스의 자본금은 500억원이 되고 부채도 500억원이 되면서 3200억원의 부채가 탕감된다.
반면 애즈워드홀딩스측은 자본금을 최소화해 30∼40%로 구성하고, 나머지를 차입금으로 돌리는 형태의 부채탕감 및 자본참여를 원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입자금 1000억원 가운데 50%를 자본금으로 인정받을 경우 30∼40% 비율로 자본참여할 때보다는 향후 회사 주가 인상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 변수가 있기 때문.
하지만 애즈워드홀딩스측의 지분참여 후 부채비중을 50% 이상으로 하는 것은 회사의 부채 규모를 최소화해 자구를 최대한 앞당기려는 법원의 의지와 상충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트로닉스측은 “최근의 업계 상황을 감안할 때 2개월 이상 끌어온 이트로닉스 매각협상을 더 이상 오래 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근 상황을 볼 때 애즈워드홀딩스측의 상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란 게 설득력을 가진다. 당장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는 없지만 최근 몇몇 업체가 이트로닉스의 구매의향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이고 있으며 삼성·LG 등 대기업이 기존 오디오사업을 강화해 홈시어터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2개월 동안이나 매각 협상테이블을 떠나지 않은 애즈워드홀딩스가 이달 초 갖게 될 협상테이블에서 어떤 복안을 가지고 나올지가 매각협상의 최대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