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소외 SI株 `볕들날` 올까

 시스템통합(SI) 업종의 외형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업종 전반적으로 수익구조가 매우 취약한데다 공공 및 기업들의 IT수요 확대가 지연되면서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및 공공부문의 IT수요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4분기에 근접할수록 SI업종의 매출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개별 기업의 수익성이 외형 성장세를 얼마나 따라가느냐가 향후 주가의 향방을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LG투자증권은 비상장기업을 포함, 국내 10위권 SI업체들의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6%나 늘어난 반면 경상이익은 16.1% 감소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매출부문이 기업, 정부, 금융권 수요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개별 SI기업의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용호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정부 관련 공공 프로젝트와 금융권 재해복구시스템 증설 등이 줄을 이으면서 SI업체의 매출확대로 이어진 것”이라며 “특히 이들 10개 SI업체의 2분기 매출이 1분기에 비해 27.9%나 늘어난 것은 성장추세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2분기에 이어 3, 4분기에도 SI업종은 업체별로 다소 편차가 있겠지만 외형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99년 상반기나 2000년 초와 같은 폭발적인 수요확대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주형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기업, 공공부문의 SI수요가 많다는 측면에서 하반기가 더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지난 99년, 2000년 시스템 도입분의 대체수요와 업그레이드 수요가 본격적으로 일어난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워낙 경기에 민감해 명확한 SI 수요확대 및 성장시점을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수요가 집중되는 4분기가 개별 기업들로서는 ‘수요 모멘텀’을 잡을 수 있는 적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SI업종내 개별 종목의 전망과 관련해선 대외사업이나 공공부문에 주력하고 있는 대형 SI업체보다는 안정적인 그룹내 수요를 갖고 있는 신세계I&C, 동양시스템즈 등의 중소 SI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동양시스템즈는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90%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나타내며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있으며 신세계I&C는 그룹내 SI사업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등 신규사업부문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최용호 연구원은 “대외사업의 수익성 악화가 분명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그룹 매출을 확보하고 있는 신세계I&C, 동양시스템즈를 비롯, 포스코 계열의 포스데이타 등이 유망하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