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로 인터넷 서점이 수익성을 강화시킬 수 있을까. 또 도서정가제를 시행하는 근본 취지인 가격질서 문란을 막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오히려 제휴카드가 남발하고 파격적인 마일리지 서비스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악화는 물론 시장질서를 혼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높기 때문이다.
10% 범위내 책값할인을 골자로 한 ‘출판 및 인쇄진흥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도서 유통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초에 시행될 개정법안의 핵심은 발행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은 간행물에 대해 오프라인 서점은 정가에 판매해야 하며 온라인 서점은 정가의 10% 범위 내에서만 할인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를 어길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이 법안은 문화부의 시행령과 유통심의위원회 규정 등 세부안이 마련된 후 내년초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통과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서점업체들은 오프라인 서점업체들과 달리 내심 반발하고 있다.
인터넷서점업계에서는 도서정가제가 장기적으로는 유통질서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몰라도 현시점에는 무리라는 의견을 펴고 있다. 할인폭을 10%로 제한할 경우 인터넷서점이 대형서점과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져 업계의 자유로운 경쟁을 차단하는 것일 뿐 아니라 할인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혜택을 주기 위해 제휴카드가 남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가격이 묶이면 업체 순위를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업체간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져 시장혼탁이 확실시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도 “앞으로는 가격 이외의 경쟁요인, 즉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고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겠지만 도서정가제가 시장을 정화하고 건전한 경쟁문화를 만드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지는 의문”이라고 전해 이같은 우려에 힘을 실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