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시장 활짝 열리나

 ‘본격적인 시장개화인가, 공급과잉인가.’

 최근들어 다국적 솔루션 업체는 물론 국산 SW업체들이 잇따라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사업진출을 선언하거나 기존 사업강화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과 시장수요 본격화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AI는 기업내 기간 애플리케이션, 그룹웨어 등 이기종의 IT자산을 통합, 단일 플랫폼을 통해 접근 및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솔루션을 의미한다.

 ◇현황=국내 EAI시장은 여전히 외산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한국IBM·BEA코리아·한국사이베이스 등 기간시스템에 강점을 가진 업체들과 팁코소프트웨어·웹메소드·한국아이오나 등 EAI전문 SW업체로 나뉘어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K4M 등 2∼3개 국산업체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

 최근에 눈여겨 볼 대목은 국산 업체들이 잇따라 EAI사업 진출 및 강화에 나서고 있는 점이다. BEA의 EAI 솔루션을 공급해온 아이티플러스는 지난달말 EAI의 필수요소인 어댑터(또는 커넥터) 확충을 위해 미국 인세보사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 시장진출을 본격화했다. 확장성표기언어(XML) 전문업체인 씨오텍도 지난달 미국 비트리아사와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에 앞서 위노블이 올초부터 미국 피오라노사의 제품영업에 적극 나서 포스코 PI 2기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펜타시스템, 넥스존 등이 솔루션 공급에 나서고 있다.

 ◇시장개화 vs 공급과잉=EAI솔루션은 고객사와 공급업체 모두가 도입효과 및 시장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기업간 인수합병(M&A)과 전자상거래 등의 실질적인 효과창출을 위해서는 EAI를 통한 통합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EAI프로젝트는 고비용 작업인데다 상당한 컨설팅 작업을 동반하는 비교적 오랜 구축기간이 요구돼 고객입장에서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쉽게 도입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경기회복을 여전히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시장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최근 잇따른 EAI 사업진출은 여전히 경직된 시장상황에서 오히려 공급과잉 및 출혈경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평가도 많다.

 반면 새로 EAI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은 WAS·ERP·CRM·EP 등 기업내 IT자산을 아우른 토털 e비즈니스 솔루션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솔루션인 만큼 시장수요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고객사에 지속적으로 필요성과 투자효과를 알리면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수용 아이티플러스 사장은 “EAI시장의 실제 수요는 아직까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솔루션은 통합과 표준이라는 최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필수적인 만큼 부분적 또는 전사적 차원의 솔루션 공급으로 고객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현재 EAI시장은 금융권과 포스코 등 대단위 사업장을 몇몇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및 신규 진출업체 관계자들은 EAI와 웹서비스가 상호 수요를 견인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AI업계는 전사적 규모의 대단위 프로젝트 발굴은 물론 부분적으로 어댑터와 XML기술을 적용한 저수위의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잠재수요를 확보한 뒤 본격적인 시장 확대시기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하반기 시장은 향후 전사규모의 프로젝트 본격화에 앞서 부분적인 EAI 구축사례 확보전과 투자대비효과(ROI) 구현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