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사면 끼워주는 김치냉장고는 ‘김치냉장고’라기보다 ‘김치저장고’로 불러야 한다.”
올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사 에어컨을 구입할 때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시작한 김치냉장고가 최근 소비자로부터 불만과 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중에서 단독으로 판매되는 김치냉장고와 비교할 때 품질과 기능면에서 완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자사 12∼15평형급 에어컨 구입시 끼워주는 김치냉장고는 시중에서는 거의 판매되지 않는 소형이며 김치냉장고의 기본 기능 중 하나인 숙성기능이 없는 단순 저장기능만 갖추고 있다. 아직까지 동급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지만 가전양판점인 하이마트에서조차 전시되지 않는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자체 생산하지 않고 파세코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들여와 ‘삼성 다맛’이라는 브랜드를 붙여 끼워팔고 있다. 사은품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저가로 별도 제작한 김치냉장고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LG전자가 제공하는 김치냉장고도 LG전자에서 생산되기는 하지만 역시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달리 단순 저장기능만 갖춘 사은품용 제품이다. 제조원가도 15만∼20만원 수준일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동급 제품과 차이가 없고 사은품 용으로 별도 제작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판촉경쟁 과열속에서 등장한 단순 저가 제품이라는 소비자의 비난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G전자·삼성전자 두 회사는 지난해 말 에어컨 예약판매가 시작된 때부터 불기 시작한 양사의 에어컨 판촉경쟁에 들어가면서 김치냉장고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면서 급격한 매출신장을 보였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소비자 불만이 부각되는 이유는 제조·유통업체가 제품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리지 않고 있는 반면 소비자들은 사은품용 김치냉장고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다르다는 점을 알지 못한 채 구입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고 있다.
특히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유통업체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채 구입하다 보니 나중에 제품을 받고 나서 후회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