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이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나열 수준인 기획서 구성을 보다 탄탄히 하고 시나리오에 재미요소를 많이 가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미국의 유력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D사와 S사의 제작감독을 비롯해 10명의 해외 애니메이션 제작자·배급자·기획자들을 대상으로 국산 애니메이션 60편에 대한 우수파일럿 심사를 위한 자문을 한 결과, 이들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이같은 점을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한국의 애니메이션 기획자들이 기획서의 중요성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부분의 기획서들이 시놉시스의 요약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놉시스와 캐릭터를 통해서 독창성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성공적인 작품이 되기 위해서는 완벽한 시나리오 구성과 함께 캐릭터의 조화성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과 관련해서 전반적인 구성의 단순화와 그림의 조화성을 지적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와 배경그림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전체적인 부조화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까지 복잡하게 묻혀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비주얼이기 때문에 스토리라인이 복잡할 경우 관심을 끌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리없이 비주얼만으로도 이해 될 정도로 단순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타깃시장의 범규 등 심의규정에 대한 고려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그림에 표기하는 단어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특히 단어 하나로 외국바이어들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작품의 상업적 활용과 관련해서 제작비를 어떻게 회수할지 그리고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부족하고 또한 시나리오와 캐릭터의 타겟 연령층이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이와함께 작품 제작기술은 매우 뛰어나지만 한국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찾기 힘들고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조합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는 평도 했다.
진흥원의 최영호 본부장은 “이번 자문을 통해서 한국 창작 애니메이션 능력이 급신장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기획·마케팅 측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런 부분의 개선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이 위상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