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克日 가능한가>(하)업계 맹추격 박차 추월 가능성 보인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2년 국내 소형 2차전지 수출입 현황

국내 2차전지 업계가 본격 양산에 들어간 것은 만 2년이 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철옹성으로 여겨지던 일본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생산능력은 물론 기술력에서도 일본과의 거리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삼성SDI·SKC·코캄엔지니어링·이스퀘어텍 등으로 구성된 한국의 2차전지 진영은 현재 만만찮은 연구개발력과 생산기술을 축적, 일본을 맹추격하고 있다. 업계는 특히 높은 수율과 가동률·제품성능·가격경쟁력 등을 무기로 일본과의 ‘빅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생산성의 지표이자 경쟁력의 원천인 수율면에서 국내업체들은 이미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거나 일부에선 일본을 추월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국내 양대 업체인 LG화학과 삼성SDI의 수율은 90∼93%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80%대에 맴돌던 수율이 크게 향상된 것은 이제 일본과 얼마든지 경쟁이 가능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공장가동률은 이미 일본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이는 LG전자와 삼성전자라는 세계적인 모바일 단말기업체를 관계사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 큰 이유다. 올들어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전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은 각각 3위와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산요·소니 등 2차전지 1·2위 메이커들은 확보한 생산라인조차 가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면에서도 삼성SDI와 LG화학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 상반기 세계 최초로 2200㎃h의 원통형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다. 코캄엔지니어링도 셀 가장 외층부의 불필요한 코팅부분을 제거함으로써 이동전화 표준형 리튬폴리머전지 셀의 용량을 740㎃h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국산 2차전지의 가격경쟁력은 일본업체들과 대등한 수준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국산 셀 가격은 세계 시장점유율 30%를 기록하고 있는 산요보다 10% 정도 낮다. 소니·마쓰시타 등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설비증설이 마무리될 경우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2차전지 왕국 일본도 그리 호락호락 왕위를 내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일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서 한국에 밀려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오히려 한국에 대해 반격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특히 2차전지 분야의 각종 소재나 부품, 제조장비 등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결코 만만찮은 상대다.

 전문가들은 “이제 양적, 질적인 면에서 2차전지도 극일을 위한 단초는 잡았다”고 전제하며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정부와 산·학·연이 힘을 합쳐 더욱 분발을 해야만 또 하나의 ‘극일’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관련 그래프/도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