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사업자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각종 이슈들과 재료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방향성을 놓고 증권사들간에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이상철 정통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SK텔레콤·KT·KTF·LG텔레콤·데이콤·하나로통신 등 통신주와 관련된 이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고 있지만 재료 평가를 놓고 증권사간에 현격한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통신주들의 주가 흐름도 이들 이슈나 재료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효과가 미미해 침체장 돌파에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 목표가 하향 잇따라=지난달 15일 통신사업자 가운데 처음으로 SK텔레콤이 상반기에 90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는 양호한 실적치를 발표했으나 미국 증시 폭락등에 파묻혀 15일 이후 무려 17%나 주가가 하락했다. 실적 모멘텀이 미 증시 폭락 사태에 완전히 묻혀버린 것이다. 최근에는 이동전화 요금 인하에 대한 실적 악화 부담감을 이유로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며 주가 흐름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교환가격 28만4200원의 교환사채(EB) 512만주가 발행돼 투자자들이 원주를 버리고 EB를 선택하는 상황을 맞으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고 KT의 보편적 역무서비스에 대한 보상률이 높아지면서 SK텔레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 등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K텔레콤에 대해선 낙폭이 과대하고 SK(주) 등 계열사의 SK텔레콤 지분매각 등으로 매물압박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이유로 ‘매수’ 의견을 유지하는 증권사들이 아직은 대세를 이루고 있다.
◇KT 보편적 역무 보상률 인상에 대한 투자자들 반응 냉담=지난달 30일 KT가 농어촌지역에 제공하고 있는 보편적 역무서비스 비용에 대한 보상률이 50%로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KT의 다음달 주가는 약보합에 머물렀다. 대부분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보편적 역무보상률 인상으로 KT의 연간 비용부담이 1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1일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30% 늘어난 98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KT 주가는 뒤늦게 상승세로 돌아섰다. 보편적 역무서비스 보상률 인상건은 KT 입장에선 올들어 전례 없는 호재였지만 제대로 주가에 반영되지 못한 셈이다.
◇LG텔레콤 요금인하 효과도 아직은 미지수=지난달 31일 월기본료 6000원의 미니요금제 등 선택요금제를 통한 요금인하를 단행했던 LG텔레콤에 대해서도 증권사 반응은 엇걸렸다. 동부증권은 요금인하로 인해 가입자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1일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증권은 요금인하에 따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요금인하로 일정정도의 가입자 증가는 이뤄지겠지만 수익악화의 위험성이 더 크다는 인식을 바탕에 둔 것이다.
이에 따라 LG텔레콤 주가는 31일과 이달 1일에 횡보 내지는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하나로통신 실적호전 기대감 크지만 주가영향 미미=최근 하나로통신은 통신전문 애널리스트로부터 실적과 관련해 가장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주가탄력은 받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 기대감이 크지만 주가는 하락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5000원선 아래로 떨어진 후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하나로통신의 실적 개선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초고속인터넷사업의 성장성 한계, 그동안의 투자 대비 미미한 이익전망 등에 따라 각각 다른 투자의견과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