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포스트 반도체시대` 주역

연 규모 10조대로 국가기간사업 급부상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산업 규모가 연간 10조원대에 육박하는 등 ‘포스트 반도체’시대의 국가 기간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 중대형(10.4인치 이상) TFT LCD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와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가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나란히 분기 매출 1조원 시대에 진입하면서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통한 수위다툼을 벌임에 따라 양 진영에 의한 세계 시장 주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LG필립스LCD는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5세대 라인을 가동,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최대 업체로 부상한데다 15인치 노트북용과 18.1인치 모니터용 등 고부가 제품군의 판매 호조로 2분기에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이 1조원(1조371억원)을 넘어섰다. LG필립스는 이에 따라 상반기에 1조834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존의 반기 매출 최대 기록도 갈아치웠다.

 회사측은 “LCD 시장이 비수기를 맞아 조정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5세대 라인을 18.1인치 대형 모니터용과 TV용 등 고부가 제품에 집중, 3분기에도 1조원 매출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2분기 중대형 및 소형 TFT LCD 부문 매출이 총 9400억원으로 1조원에 못미쳤지만 여기엔 자체 모니터·휴대폰 사업부로 공급된 30% 가량의 내부 매출이 빠진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도 실제 2분기 매출이 1조2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1분기에도 7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여기에 내부 매출을 포함할 경우 1조원대의 매출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측은 “5세대 라인의 가동으로 인한 생산능력 확대와 대형 모니터 및 TV용 고부가 제품 수요 증가로 3분기에도 1조원 이상의 매출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업체의 분기 매출이 1조원 벽을 돌파하면서 그룹 또는 내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LG는 2분기중 LG전자에 적지 않은 지분법 이익률을 안겨다주며 그룹내 위상이 크게 올라갔으며 삼성 역시 LCD 매출 비중이 반도체·휴대폰 등에 이어 10%를 넘어섰다.

 그러나 두 회사의 분기 매출 1조원 유지는 이번 3분기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요즘이 계절적으로 최대 비수기인 탓에 수요가 위축되고 평균공급가격(ASP)이 약보합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율마저 크게 떨어져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달러로 파는 이들 회사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사실 7∼8월은 방학과 휴가가 겹치는 최대 비수기로 2분기 수준의 매출 유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가격이 조정된다 해도 그 폭은 미미하고 매출 기여도가 높은 고부가 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환율 하락세도 최근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3분기 말부터 비수기에서 벗어나고 LG와 삼성의 5세대 라인에서 토해내는 대형 제품이 매출 확대에 기여한다면 3분기에도 조단위 매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본격 성수기로 접어드는 4분기 전망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는 특히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양 진영이 차세대 라인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다 당분간 이들을 추격할 적수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세계 중대형 TFT LCD 시장의 양분체제는 이들에 의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