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등학교에서 시행중인 정보소양인증제도에 대한 무용론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이 제도가 중학교까지 확대 적용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는 4일 중학교에도 정보소양인증을 적용하는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시·도 교육청에 검토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안은 고등학교에서 34시간 수업을 듣고 인증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정보소양인증제도를 등급제로 강화시켜 중·고등학교에 걸쳐 68시간을 이수해야만 1등급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교육부의 확대 방안이 알려지자 일선 교육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본지 7월 25일자 9면 참조
정보소양인증교육을 담당하는 한 교사는 “정보소양인증제도의 목적이 교육부의 주장대로 정말 기본적인 정보소양을 길러주는 것이라면 34시간 교육으로도 충분하다”며 “입시에 민감한 중학생들에게 새로운 부담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사도 “고교에서의 정보통신 교육도 파행적으로 진행되는 마당에 시간이 2배로 늘어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정보소양인증제도 도입 초기보다 학생들의 수준이 크게 높아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매주 1시간씩 컴퓨터교육을 받는 초등학교와 정보소양인증제도가 있는 고등학교 사이의 학업공백문제도 중학교로의 제도확산이 필요한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몇 년 단위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능력평가를 실시해 학생들의 수준을 분석하고 그 수준에 적절한 커리큘럼을 만드는 등 정보소양수업 자체의 내실을 쌓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육전문가들은 ‘모든 학생이 컴퓨터를 사용하게 한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에 따라 제도 자체는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파행을 겪고 있는 고교 정보소양인증제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부작용의 대비책을 확실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바람직한 제도정착을 위해서는 “세부 시행규칙에 앞서 일선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여는 등 다양한 검증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