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개에 달하는 전국 신용카드 가맹점의 정보처리환경이 부가가치통신망(VAN) 기반에서 인터넷으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주요 기간통신사업자들과 신용카드 VAN업체들이 주도하는 이같은 흐름은 기업과 가정에 이어 자영업소(가맹점)가 새로운 부가가치시장으로 탄생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통신·KT 등 기간통신사업자들과 한국신용카드결제·KMPS·한국정보통신 등 주요 VAN업체들이 각각 제휴를 맺고, 인터넷을 지원하는 신형 카드단말기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가맹점 정보화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들은 전화선과 VAN에 의존하던 기존 가맹점 네트워크 환경을 저렴하고 대용량 정보처리가 가능한 인터넷으로 대체함으로써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간통신사업자는 인터넷 회선 판매수입을, VAN사업자들은 수수료 수익 외에 매출·고객·광고·회계관리 등 부가적인 수입기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가맹점은 월 3만원대의 정액요금으로 전화와 부가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운영비용을 종전보다 크게 줄일 수 있다.
하나로통신은 한국신용카드결제·KMPS와 각각 협력해 지난달부터 케이블모뎀과 ADSL 방식의 단말기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이 가운데 한국신용카드결제의 제품은 케이블모뎀을 사용해 기존 단말기를 연결하는 방식이고, KMPS의 단말기는 일종의 중계기를 설치해 케이블망과 ADSL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특히 하나로통신과 한국신용카드결제는 내년 초 전화·PC·카드단말기·인터넷 기능을 한데 묶은 50만∼60만원대의 웹 기반 판매시점정보관리(POS)단말기를 출시하기로 했다. 양사는 우선 이달 중 전용회선·단말기 무상공급을 내걸고 가맹점 모집 프로그램에 착수, 연말까지 1만4000곳의 가맹점에 인터넷을 제공할 계획이다.
KT와 한국정보통신도 독점 협력계약을 맺고, (주)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가맹점 인터넷사업을 준비중이다. 한국정보통신은 이미 보급된 가맹점 단말기에 인터넷 지원기능을 제공하는 표준모뎀을 개발한 데 이어 이르면 10월께 100만원대의 웹POS도 출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저가형 웹POS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내년 이후에는 가맹점 네트워크 환경이 인터넷으로 점차 대체될 전망이며, 시장선점을 둘러싸고 사업자들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카드결제 고재훈 이사는 “정보화의 불모지였던 가맹점업주들 사이에서도 최근들어 웹POS 등 새로운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면서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특히 VAN사들은 시장흐름에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