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비롯한 싱가포르, 대만 등의 국가에서는 정보기술(IT)보다는 생명기술(BT)쪽에 승부를 걸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중국은 정부의 BT육성 의지가 확고하고 인력이 무궁무진해 미국에 이어 차기 BT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고 봅니다.”
최근 퍼시픽 림 포럼(Pacific Rim Forum) 및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공동 주관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과학기술기반혁신, 생명과학기술 국제회의’에서 ‘주목해야 할 아시아의 10개 생명과학회사’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툴젠의 김진수 사장(38).
서울대를 졸업하고 MIT에서 박사후 연수 과정을 밟은 김 사장은 세계에서 전사인자 구조를 최초로 구명한 유명 생물학과 교수인 칼 파보 교수 밑에서 연구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고국으로 돌아온 김 사장은 지난 99년 10월 회사를 창업, DNA 결합 단백질의 일종인 징크 핑거를 이용, 인체내 수만여개의 유전자 가운데 특정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는 전사인자 개발로 세계 바이오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사장은 또 최근 암 치료 및 심혈관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혈관형성 관련 전사인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국제회의에서 다른 여느 참가 회사들보다도 화려하게 조명을 받은 김 사장은 “우수한 인력과 창업가 정신 측면에서 우리나라만큼 좋은 여건을 가진 나라는 없다”며 “최근 중국이 무서울 정도로 BT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경계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생로병사는 모두 눈에 보여지는 형질입니다. 이같은 형질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데 전사인자는 이러한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인 상가모, 영국의 진닥과 함께 유전자 인식 및 조절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툴젠은 기술력에서 이미 두 기업을 제치고 앞서가고 있다.
지난해 인체 세포내에서 활성이 높은 유전 인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 최근에는 기술 개발에 먼저 뛰어 든 상가모에서 오히려 공동 연구 및 기술 제휴 등 ‘러브콜’을 보내고 있을 정도다.
김 사장은 “현재 외국의 일부 유명 제약사 및 국내 생명공학 회사와 파트너를 이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활발히 논의중”이라며 “질병 유전자 찾기와 세포 개량 작업도 함께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