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1위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세계 보안 1위 업체인 시만텍이 PC통합보안 솔루션 시장에서 격돌한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오는 10월 말 안랩클라이언트시큐리티(ASC)를 출시할 예정이다. 9월 출시예정이었지만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길어지면서 한달 정도 늦어졌다.
시만텍코리아(대표 최원식)는 시만텍클라이언트시큐리티(SCS) 출시시기를 9월초로 잡고 있다. 한글화 등 국내 상황에 맞는 제품 최적화는 8월초까지 끝내고 한달 정도를 제품 패키지 제작과 채널교육에 필요한 시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거 백신 시장에서 경합을 벌였던 두 회사는 PC통합보안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2라운드를 벌이게 됐다.
◇기능=PC통합보안 솔루션은 백신이나 개인방화벽 등 PC보안에 필요한 솔루션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양사는 시장수요에 대한 시각이 달라 제품의 기능도 일부 차이를 보이고 있다.
ASC는 백신에 개인방화벽, 그리고 파일 암호화 기능을 더했다. SCS는 백신과 개인방화벽은 ASC와 마찬가지지만 파일 암호화 기능 대신에 침입탐지시스템(IDS)에 가상사설망(VPN), 그리고 콘텐츠필터링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아직 모바일 오피스 구현에 필요한 가상사설망은 수요가 적다고 판단해 초기부터 VPN 기능을 배제했고 이에 비해 내부인에 대한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암호화 기능을 추가했다.
시만텍코리아는 방화벽뿐 아니라 IDS까지 더해 보다 강력한 외부 침입방지 대책을 마련했으며 스팸메일에 대한 사용자의 불만에 귀를 기울여 콘텐츠필터링 기능을 강조했다.
◇가격=가장 민감한 부분인 만큼 양사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대략적인 윤곽은 나타났다. 안철수연구소는 현재 시판중인 PC보안 제품보다 높은 가격일 경우 시장에서 정서적인 반발이 있을 것으로 판단, 8만원 정도를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다.
백신과 개인방화벽, 파일암호화 제품을 개별적으로 구매할 경우 10만원대 중반이기 때문에 가격적인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시만텍코리아의 정책은 한마디로 “안철수연구소보다는 비싸게 팔지 않는다”로 정리된다. 아직 정확한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본사에서 가격정책 일체를 위임받았기 때문에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될 전망이다.
경쟁사 백신을 사용하는 고객이 자사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파격적인 가격할인을 해주는 윈백 전략을 공격적으로 편다는 방침은 양사가 동일하다.
◇전망=양사는 이제 초기 형성 단계인 PC통합보안 솔루션 시장에서 경쟁구도가 시장을 확장시키는 긍정적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보안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PC통합보안 솔루션 시장의 급성장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내년 매출의 절반 이상을 ASC로 거둔다는 입장이고 시만텍코리아 역시 그동안 백신 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에 밀리며 상처입은 세계 1위 보안업체라는 자존심을 PC통합보안 솔루션으로 회복한다는 각오다. 따라서 제품출시 이후 영업이 본격화될 연말경부터는 양사가 매우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