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늘어도 PC株엔 `그림의 떡`

 7월 통관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19.9%나 급증하며 컴퓨터부문이 반도체, 이동전화단말기에 이어 39.4%의 수출신장세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지만 상장·등록된 PC업종의 주가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삼보컴퓨터·현주컴퓨터·현대멀티캡 등 3개 PC종목은 모두 하락내지 보합권에 머물며 수출 실적을 주가에 별로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현주컴퓨터·현대멀티캡에 비해 수출 비중이 높은 PC수출 대표주라 할 수 있는 삼보컴퓨터는 지난 6월 19일 1만원선이 무너진 이래 단 한차례도 1만원선을 상향 돌파하지 못하고 지난 2일 현재 8500원까지 떨어졌다.

 PC전문 애널리스트들은 HP의 재고 물량 소진이 더뎌지면서 신규 PC물량 공급 시기까지 늦춰지고 있는 점을 최근 삼보컴퓨터 주가약세의 근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심화된 미국 증시의 불안과 불투명한 미국 IT경기 회복 시점이 부정적 인식을 확대 재생산했고 환율도 수익악화의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삼보컴퓨터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2일 이후 한 달 동안 외국인들은 5거래일을 제외하고 대부분 강력한 매도우위를 보이며 15만주 가량을 순매도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컴퓨터수출 증가세를 지난해 7월과 단순 비교한 수치는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며 “컴퓨터수출 규모가 당초 시장예상치를 크게 상회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하반기 미국으로의 컴퓨터 수출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는 전망이 PC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