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과학기술연구사업들이 속속 점화되면서 과학기술 인프라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5일 과기계에 따르면 나노종합팹센터·포스트게놈 인프라구축사업 등 대형 연구사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대당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연구장비들이 대거 도입되는 등 연구환경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나노종합팹센터사업자로 선정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앞으로 10년 동안 총 1970억원이 지원되는 이 사업에 연구장비 구입에만 1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KAIST는 과기부에 장비 구입과 관련한 수정사업서를 제출하고 다음달 사업단이 정식으로 발족되는 대로 장비 수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KAIST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장비를 우선 구입한 뒤 국내 기술이 따라가지 못하는 e빔 리소그래피·원자현미경 등은 수입제품으로 구입할 방침이다.
생명공학연구원도 내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총 93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포스트게놈 인프라구축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국내 바이오 연구 인프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생명연은 인건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구비를 대당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하는 고가의 연구장비 도입에 투입할 방침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올 한해 ‘KIST 비전21사업’의 일환으로 ‘화학정보학(cheminformatics) 시스템 구축’과 ‘신개념 전자소자 개발’에 각각 50억씩 총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 중 장비 도입에만 40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KIST는 컴퓨터로 화학실험을 수행하는 화학정보학 개발을 위해 서버 등 컴퓨터 장비를, 신개념 전자소자 개발을 위해 고진공 스퍼터링기·분자선 에피탁시·화학기상증착장비 등을 집중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KIST는 이들 사업에 향후 3년간 비슷한 규모로 신규장비를 도입할 방침이어서 이 분야의 연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연구장비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최근 나노기술과 생명기술 등 신기술이 각광받고 있어 이를 위한 신규장비 도입이 활성화되면 국내 연구 수준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