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체가 아리송한 ‘펜티엄4C(모바일 노스우드)’를 채택한 저가형 노트북PC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특히 인텔이 이번 제품에 대해 향후 신제품 출시여부나 제품 범주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꺼리고 있어 ‘펜티엄4C’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펜티엄4C를 채택한 펜티엄4 노트북PC인 ‘SP10-MIS’를 출시했으며 도시바코리아도 최근 1.6㎓의 펜티엄4C CPU를 채택한 노트북PC인 ‘새틀라이트2400’을 발표했다. 이 PC의 가격은 동일한 스펙의 여타 제품에 비해 20만∼30만원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인텔은 노트북PC CPU의 경우 CPU 이름 뒤에 M(모바일)을 붙이고 데스크톱PC CPU는 그냥 제품명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해당 제품이 노트북PC 전용 CPU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초로 삼게 해왔다. 그러나 이 제품을 탑재한 노트북PC의 경우 노트북PC 전용 CPU를 사용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소비자에게 익숙한 M이라는 코드 대신 C라는 코드가 붙어있다보니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새로운 CPU가 발표될 시기에 맞춰 대대적인 소비자 홍보를 해왔던 인텔의 기존 전략과는 달리 소비자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고 로드맵도 홈페이지에 올려놓지 않았다.
노트북PC 관련 포털사이트인 노트북인사이드(http://www.nbinside.com)의 삼성전자 동호회란에는 ‘SP10-MIS’에 사용한 CPU가 노트북PC 전용인지에 대해 문의하는 내용이 수백건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인텔코리아에 근무한다고 주장한 한 관계자는 “기술측면에서 모바일 P4 CPU는 스피드 스텝을 기본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삼성의 SP10-MIS에 탑재된 CPU가 모바일 CPU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인텔과 PC업계에서 밝힌 펜티엄4C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는 모바일 펜티엄4C와 같지만 스피드스텝 기능이 삭제된 제품이다. 펜티엄4C 프로세서는 1.5V를 사용하는 데스크톱PC CPU와 달리 노트북PC CPU와 같은 1.3V를 전원으로 사용한다. 칩세트의 경우에도 노트북PC 전용 칩세트를 써야 한다.
그러나 인텔이 강조해온 스피드 스텝기능은 포함돼 있지 않다. 스피드스텝은 AC전원이 아닌 배터리 전원을 사용할 경우 전원을 1.2V로 낮추고 클록 처리속도를 최대 60% 수준으로 낮춰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려준다. 가격은 같은 클록의 모바일 프로세서에 비해 20%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SP10-MIS의 경우 기본적으로 발열량이나 성능에서 일반 펜티엄4 노트북PC와 같다”며 “그러나 스피드스텝이 빠져 있기 때문에 배터리로 작동할 경우 20% 정도 사용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격이 타 제품에 비해 크게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스크톱PC CPU와 노트북PC CPU 등 두 종류의 PC프로세서 정책만을 고수해왔던 인텔이 이 원칙을 파기하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혼란이 발생했다”며 “인텔이 나서서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