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메이저들이 최근 PC업체에 공급하는 CRT 모니터 공급가를 크게 인하하면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 모니터 업체들이 OEM 공급가를 파격적으로 인하하고 잇따라 일부 중견기업들도 이에 대응하면서 국내 모니터 OEM 공급가가 큰폭으로 내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부 PC업체에 한해 자사 17인치 완전평면 모니터 가격을 3만원 가량 인하했다. 이에 따라 그간 3만원 이상의 가격차를 유지했던 중견 업체와의 격차도 5000원 미만으로 좁혀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CRT모니터 수요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 이번 가격 인하의 배경”이라며 “우선은 부담이 되지만 CRT 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역시 삼성전자와 중견모니터 업체들의 가격 인하에 대응, 지난 두 달 동안 2만원 가까이 17인치 CRT모니터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상반기 공격적인 가격을 내세워 시장을 확대해왔던 한솔전자·이미지퀘스트 등 중견모니터 업체들은 이에 맞대응해 가격을 내릴 경우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가격을 소폭 인하했거나 고수해 시장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솔전자는 1만원 가량 공급가를 내렸고 이미지퀘스트는 지난달 가격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모니터 업체의 한 관계자는 “ PC업체에서 대기업만큼 인하하지 않을 경우 구매 수량을 크게 줄이겠다는 통보를 해왔지만 상반기 동안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 더이상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CRT모니터 가격인하 요건이 거의 없는 데도 불구하고 모니터 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OEM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쟁이 지속된다면 출혈 경쟁양상으로 파급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