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 출신의 벤처캐피털리스트.’
화이텍기술투자 강영근 사장(39)의 이력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서울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던 전도 유망한 공학도였던 그는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2년간의 큰집(?) 생활과 제적, 복학과 12년 만의 대학졸업,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대형 회계법인을 거쳐 회계사무소 오픈과 함께 벤처컨설팅을 시작하며 지난 97년에야 벤처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기초부터 착실히 쌓아갈 생각입니다. 지난 몇년간 벤처컨설팅 등 관련 업계에 종사하기는 했지만 벤처투자 분야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 만큼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할 생각입니다.”
지난 20여년간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보다 더 굴곡이 많았던 만큼 강 사장은 현재의 생활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다짐한다.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하고 국내 최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안건회계법인에서 2년여간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공인회계사로서의 안정적인 생활에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뭔가 부족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힘이 들더라도 좀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95, 96년 1세대 벤처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이 분야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이후 벤처업계가 거품논쟁, 각종 게이트 등으로 많은 시련을 겪고 있지만 아직도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가장 정직하게 거둘 수 있는 게 ‘벤처’라는 강 사장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5월 컨설팅을 하며 인연을 맺었던 한국정보공학과 함께 화이텍기술투자(당시 벤처게이트)를 인수하게 됐습니다. 컨설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입니다.”
강 사장 본인의 말대로 컨설팅과 투자는 차원이 틀리다. 컨설팅이 한쪽 발만을 그 회사에 담근 입장이라면 투자는 두 발을 모두 담근 것이다.
“화이텍기술투자는 돈보다는 사람을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 될 것입니다. 기존의 대형 벤처캐피털들과 자금력으로 승부할 수도 없지만 진정한 벤처는 돈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생각에 강 사장은 한능벤처기술투자 출신의 김철우 전무를 영입하는 등 전문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재를 구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열린 회사를 지향하겠다는 생각이다.
‘좁은문’을 택한 강 사장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글=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