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SK텔레콤, 엔씨소프트, LG홈쇼핑 등 IT 주도주들이 지지가격대 부근에서 지지력을 시험받고 있다.
이들 종목의 지지가격대는 증시 안팎의 복합적 상황과 개별업체의 실적, 증권사 전망 등을 종합해 추론한 ‘상징성을 띤 가격대’인 데다 삼성전자 등 한국 증시의 간판 종목들이 지지가격대를 지켜낼 것인가 아니면 하향 돌파할 것인가에 따라 증시기상도가 바뀔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바로미터’로 인식되고 있다.
6일 삼성전자는 장중 내내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30만원선을 오르내리다 결국 30만원에 절묘하게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일단 30만원대를 고수하기는 했지만 지지선 정점에서 어느 쪽으로든 움직일 여지를 남겨뒀다는 점에서 당분간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외국인 매도타이밍을 놓고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0만원 지지선은 기술적 분석에 의한 가격대와는 무관하게 심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라며 “공황상태에 빠져 무조건 팔자식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저가 매수에 접근하는 게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도 지난달말 교환사채(EB) 발행과 이동전화요금 인하에 따른 실적 위축 전망으로 지난 5일까지 연속 4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20만원에서 지지력을 검증받고 있다. 6일 SK텔레콤은 폭락장 속에서도 반발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20만원대에서 21만원선을 회복하며 마지노선과의 거리를 더 벌려놓았다.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일단 SK텔레콤이 20만원선을 바닥으로 주가를 상향 유지하는 것이 지수 방어주로서의 특성을 재확인하고 타통신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를 지금보다 악화시키지 않는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게임주 전반의 실적 우려감으로 10만원대까지 곤두박질쳤던 엔씨소프트도 6일 실적 발표 효과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게임 대표주로 인식되고 있는 엔씨소프트로서는 10만원대에서 지지력을 확인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동안 하락폭이 너무 커 소폭 반등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지만 업종 전체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누그러뜨린 것은 ‘추세 전환’의 중대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홈쇼핑 대표주인 LG홈쇼핑도 6일 급락세를 이어가며 심리적 지지선인 10만원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6일까지 최근 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4만원이던 주가가 10만원까지 추락한 것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실적과 무관하게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기 때문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LG홈쇼핑이 10만원 아래로 추가 하락한다면 그동안 홈쇼핑주에 쏟아졌던 긍정적인 전망과 외국인의 관심 등을 재평가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