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윈도 운용체계(OS)의 코드 수백개를 몇주 안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이는 MS가 미 법무부와 합의한 반독점안에 따른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뉴욕에서 빌 게이츠 MS 회장이 MS의 최신 OS ‘윈도XP’를 공개하는 장면.<뉴욕=로이터>
코드가 공개돼 자유롭게 변형, 수정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진영과 달리 그간 지적재산권을 행사하며 코드에 대해 빗장을 단단히 걸어 왔던 윈도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침내 ‘문’을 활짝 열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드 공유’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주요 컴퓨터업체 고객과 학계에 윈도의 코드 일부를 공개해왔는데 이번처럼 윈도의 코드를 대대적으로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장전문가들은 비록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조치가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는 하지만 “윈도 기반 PC 환경의 변화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고 평가하며 어떠한 형태로든 향후 PC 환경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윈도 관련 획기적 4가지 발표=마이크로소프트는 5일 애널리스트와의 콘퍼런스에서 윈도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4가지 조치를 발표해 시선을 모았다. 첫째는 1일부터 이미 시행에 들어간 새로운 라이선스 정책이고 둘째는 이달말이나 내달초에 윈도서비스팩1을 출시한다고 한 것.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고위 관계자는 독점 소송과 관련된 핵심 사항인 윈도의 코드 공개에 대해 “113개의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공개해 라이선스하며 아울러 272개의 미공개 API 피스도 이달 28일에 공개,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API는 응용 프로그램이 컴퓨터 OS나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 등 다른 프로그램의 기능을 이용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로 외부 개발자들이 윈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 개발시 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윈도 코드 공개 배경=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1월초 미 법무부와 독점소송 종결에 관한 화해를 맺으면서 시행하기로 한 조치의 일부다. 즉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법무부와 △미들웨어를 윈도 운용체계와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API를 공개, 경쟁 미들웨어들도 윈도와 잘 작동하도록 하며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익스플로러 같은 미들웨어를 컴퓨터내에 감출 수 있도록 하며 △통일된 조건에 윈도를 컴퓨터 메이커들에 라이선스 하고 △화해안의 효력은 5년 만기에 2년 연장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 등에 서명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윈도 대 공개 계획’은 콜린 커틀리 판사의 판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와 제스처적인 성격이 강하다. 법무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화해안에 반대하고 있는 9개주들은 화해안에 불복,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속 소송을 진행중이며 이와 관련된 판결이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시장전문가들은 “화해안의 일부로 윈도 코드 공개가 진행되고 있지만 윈도가 데스크톱PC 플랫폼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향후 어떤 형태로든 컴퓨터 환경에 일대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이번 조치가 우리와 우리의 경쟁업체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수 없다”고 밝혔으며 화해 반대 9개주 가운데 한 곳인 캘리포니아의 한 법무 담당자는 “이번 공개의 효과를 가늠하기 위해 업계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