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은 DVD타이틀 시장의 블루칩.’
최근들어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DVD타이틀로 잇따라 선보이면서 DVD타이틀 시장에서 애니메이션 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2002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그랑프리에 빛나는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를 비롯해 100년전에 쓰여진 고전 명작동화 빨강머리 앤, 사이버세계의 정체성을 묻는 재패니메이션 레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화제작인 몬스터주식회사와 미녀와야수, 카우보이 비밥 시리즈 등 20여종의 DVD타이틀이 최근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애니메이션이 판매 위주로 형성돼 있는 DVD타이틀 시장과 궁합이 더욱 잘맞는만큼 앞으로 출시편수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DVD애니 등 애니메이션 DVD타이틀 제작사가 크게 늘고 있는데다 극장 영화는 물론 국내외 TV용 애니메이션까지 시리즈물로 나오고 있어 애니메이션이 전체 DVD타이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출시될 빨강머리 앤 DVD타이틀은 고전 명작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대표적인 작품. 몽고메리가 1905년에 쓴 초록 지붕 집의 앤을 원작으로 79년 일본 니폰애니메이션사가 50부작 TV 시리즈로 제작했다. 이번 DVD타이틀은 매니아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해 지난달 1, 2편에 이어 이달 중순에 3, 4편을 출시할 예정이다.
원작의 맛을 살린 감칠 맛 나는 등장 인물의 대화, 원작의 무대인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현지 로케이션해 그려낸 아름다운 미술 배경, 아름다운 클래식스타일의 배경음악 등이 명작동화 애니메이션 가운데 으뜸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 건담 신화를 창조한 도미노 요시유키, 동화의 시인 곤도 요시후미 등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들이 대거 참여했다.
레인은 98년 일본 TV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매트릭스 개봉 1년전에 이미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세계의 정체성을 그렸다는 점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다. 98년 당시 일본 TV애니메이션 랭킹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으며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으로도 만들어졌다. 13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시리즈물은 중반부로 갈 때까지 이야기의 윤곽이 잘 드러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까지도 플롯의 해답을 감춰 두기 때문에 계속 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힘을 지녔다. 자살한 급우가 죽음으로서 사이버세계에 거주하는 프로그램이 된 인간인 반면 레인은 현실계에 출현한 하나의 프로그램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강한 여운을 남긴다. 레인은 98년 일본 상반기 TV 애니메이션 랭킹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3분기 중으로 선보이는 몬스터주식회사와 미녀와야수는 재패니메이션의 공세를 막는 디즈니의 야심작들. 몬스터주식회사 DVD타이틀에는 특별 제작된 단편 애니메이션인 마이크의 새 차 등이 스페셜피처로 포함돼있으며 NG장면과 뮤직비디오 등이 흥미를 더해준다. 지난해 11월 북미지역 개봉당시 몬스터주식회사는 개봉 3일 동안 6,350만달러라는 높은 수입을 벌어들이는 등 애니메이션 흥행기록을 다시썼다는 평을 얻었다. 벽장속을 통해서 나타나는 괴물의 존재를 독특한 캐릭터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미녀와 야수는 브에나비스타가 전세계적으로 한시 판매하는 플래티넘 시리즈 중의 하나로 애니메이션 DVD타이틀 시장의 또 하나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절찬리 방영됐던 엄마 찾아 삼만리도 극장판이 DVD타이틀로 제작된다. TV판과 마찬가지로 아르헨티나 현지촬영을 통해 이뤄낸 영상미와 충실한 리얼리티가 돋보인다. 여기에다 베테랑 스태프들의 참여와 최신 컴퓨터 기술의 도입, 그리고 실사 영화에 뒤지지 않는 다이나믹한 연출 등이 TV판과는 또다른 맛을 낸다.
이밖에 인랑, 카우보이 비밥, 리턴투 네버랜드, 독수리 5형제, 신 짱구는 못말려 등이 DVD타이틀로 선보인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