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PC `생활 속으로`

 공장제어에 사용되는 투박한 산업용 PC가 최근 자판기·이동광고판 등 생활기기에 광범위하게 채용되면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공장자동화(FA) 이외의 다양한 민수시장에서 산업용 PC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올해 산업용 PC 내수시장이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용 PC는 먼지·진동이 심한 생산라인에서 일년 내내 켜둬도 고장이 없도록 튼튼하게 설계한 컴퓨터로 최근 자판기·광고업계를 중심으로 옥외에서 24시간 가동하는 특수 컴퓨팅 수요가 급증, 일반 PC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산업용 PC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조이앤점프(대표 김동희 http://www.joynjump.com)는 산업용 패널PC를 내장한 인터넷 커피자판기를 선보이고 지난달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이 자판기는 고객이 커피를 뽑는 동안 제품상단의 액정모니터를 통해 지역광고·경품당첨·뉴스·날씨·교통정보 등을 보여주는데 하루종일 켜두는 자판기에 적합하도록 내구성이 뛰어난 산업용 PC로 제어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판기와 동영상광고를 결합한 인터넷 커피자판기를 연말까지 3000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며 PC모듈제작은 산업용 PC 전문업체 정일인터컴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동방송서비스업체인 코모넷(대표 황성욱 http://www.komonet.co.kr)은 새마을열차와 서울시 지하철 1·3·4호선 전동차 내부에 광고용도로 설치한 패널PC 200여대를 산업용 PC로 교체할 예정이다.

 코모넷의 한 관계자는 “철도차량 내부의 소음·진동 때문에 몇달 만에 패널PC가 고장나는 경우가 잦아 산업용 PC보드로 교체할 것을 결정했으며 향후 중국 지하철 방송시장에도 산업용 PC 기반의 방송설비를 적용해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스광고 시장도 산업용 PC의 신규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시내버스 내부에 동영상 광고모니터를 설치하고 정차역마다 해당지역의 광고를 내보내는 사업모델이 부상하면서 튼튼한 산업용 패널PC가 버스 동영상 광고에 유력한 솔루션으로 등장했다.

 현재 대구·부산시에서 운행되는 시내버스 5000여대가 일차적인 동영상 광고 적용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어드밴텍테크놀로지·정일인터컴 등 산업용 PC 전문업체들은 관련수요 장악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밖에도 첨단 의료기기·가전제품·노래방기기 등에 장착되는 주문형 컴퓨터 수요도 산업용 PC업계로 몰려드는 추세다.

 정일인터컴의 이강주 사장은 “산업용 컴퓨팅 수요가 기존 FA시장을 넘어 다양한 민수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미 수천대 단위의 산업용 PC 주문이 속속 밀려들고 있어 올해 산업용 PC 내수시장은 지난해 대비 50% 증가한 6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