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미국의 AES(Advanced Encryption Standard)나 유럽의 NESSIE(New European Schemes for Signatures, Integrity and Encryption) 등과 같은 민간 주도의 암호기술 개발사업이 추진된다.
7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년 사이 전세계적으로 암호기술 개발사업이 민간주도형으로 바뀜에 따라 국내에서도 암호기술 개발에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 암호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차세대 표준암호기술 공모사업’이 처음으로 추진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폐쇄적으로 개발·사용해온 암호기술의 공개 검증을 통한 국제경쟁력 제고와 이용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발족한 ‘암호기술 공모사업 계획수립반’은 최근 민간주도의 ‘차세대 표준암호기술 공모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본 계획을 마련하면서 표준암호기술 공모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을 확정, 이르면 오는 10월경 최종 계획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암호기술 공모사업 계획수립반’에는 장청룡 경동대 교수를 비롯해 류재철 충남대 교수, 천정희 한국정보통신대학(ICU) 교수, 김승주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암호기술개발팀장, 류희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 등 10여명의 암호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계획수립반은 차세대 표준암호기술 개발사업에 대해 국내의 독자표준을 새로 개발하는 작업과 기존 암호 알고리듬을 쉽게 구현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작업으로 이원화하고, 모두 7개의 세부과제로 나누어 추진키로 했다. 계획수립반은 앞으로 각각의 과제에 대한 인력 및 소요 예산을 산출한 뒤 학계·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최종 계획안을 마련한 후 관련 부처에 정식 수행과제로 신청할 예정이다. 추진주체도 최종 계획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이같은 계획이 일정대로 추진될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는 민간기업이나 연구소를 대상으로 한 차세대 암호기술 공모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기술 공모사업 계획수립반이 공모 형식으로 차세대 암호기술 개발을 추진하려는 것은 KISA 주도로 개발된 국산표준 블록 알고리듬인 ‘SEED’가 품질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인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아 국제표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