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통합.’
기업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늘상 거론되는 답변이지만 둘 사이에는 만나기 어려운 평행선이 존재한다. 워낙에 타깃으로 하는 텃밭 자체가 다른 까닭에 둘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00년을 전후해 인터넷서점이 부상하던 시기,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상호 보완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론을 펼친 사람이 있었다. 주인공은 리브로의 진영희 사장(39). 리브로(http://www.libro.co.kr)는 도서출판 시공사가 출자한 인터넷 서점이지만 이후에 을지서적을 인수,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완벽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온라인 서점으로 들어온 고객에게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메리트를 제공해야 한다”는 진 사장에게 있어 오프라인 서점은 그 지역의, 그 사회의 문화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의 일환으로 진 사장은 리브로 고객에게 각종 문화상품권과 공연티켓을 제공하는가 하면, 오프라인 서점에서 개최된 작품 전시회를 온라인상에 띄우며 ‘온·오프 복합 문화공간’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9월 20일 을지점 재오픈에 이어, 내년 초 수원역사 매장까지 완공되면 전략적 요충지에 모두 오프라인 서점이 들어서게 돼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현재 리브로의 온라인 회원은 25만명. 예스24나 모닝365와 같은 선발주자에 비하면 상당히 열세다. 하지만 진 사장만의 독특한 전략이 있기에 ‘만년 후발주자’로 머물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리브로는 어린이와 예술서적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모기업인 시공사가 보유한 콘텐츠는 물론이고, 전문예술서점인 ‘아티누스’까지 등에 업어 콘텐츠가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야후와 다음과 같은 포털사이트에 입점하면서 회원이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내년 연말에나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이라던 당초 예상도 이런 추세라면 연초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인터넷서점의 생명은 고객서비스. 내년부터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가격할인은 더 이상 경쟁요인이 되지 못한다. 진 사장도 “무차별적인 가격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업계를 고사시킬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가 업계 순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진 사장은 온·오프라인 고객DB 및 판매시스템을 연계하는 한편, 파주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재정비해 빠른 배송체제를 갖춰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각계 전문가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고객만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