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민감한 에어컨업계 기상변화에 `울고 웃고`

 ‘날씨 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가전 품목은.’

 정답은 ‘에어컨’이다. 가전 품목 자체가 계절적인 요인에 의해 판매실적이 크게 달라지지만 에어컨은 특히 더하다. 올해 국내 에어컨 시장은 기상변화에 따라 울고 웃기를 반복하고 있다.

 LG전자, 삼성전자, 만도공조 등 주요 에어컨 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계속된 예약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여 1분기 에어컨 판매 사상 최대인 전년 동기대비 100% 안팎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뒤이은 2분기에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1분기 실적 호조로 높아진 기대치에 못미쳐 속을 태웠다.

 업체들은 지난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폭염이 판매실적 확대를 견인했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도 폭염을 기대했으나 7월 중순까지 예상외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져 판매가 저조했다. 에어컨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기우제가 아니라 기염제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지난달말 전국적으로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나타나자 1주일간 에어컨 판매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만도공조는 지난 1주일간 올해 확보하고 있는 유통재고 3만여대 가운데 약 2만대를 집중 판매했다. 하이마트도 지난달 27일과 28일 주말 이틀간 판매한 에어컨이 1만3000대에 이르는 등 하루 매출 133억원을 기록하며 종전 최고 하루 매출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일 이어지는 집중호우로 에어컨 판매추세는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만도공조는 당초 이번주 실시키로 했던 올여름 마지막 길거리 에어컨 판촉행사를 다음주로 미루고 마지막 피치를 올리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이 계절적 요인에 민감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올해처럼 날씨변화에 판매업체가 울고 웃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드물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