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재료인 리드프레임 시장이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동남아시아지역으로의 수출 호조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풍산마이크로텍·칩트론·아큐텍반도체 등 국내 리드프레임업체들은 일본 시장의 침체에 따라 집중적으로 개척해온 대만·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등 동남아 시장이 올들어 반도체 후공정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수출액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30∼40%씩 성장했으며 올해 상당수의 매출을 동남아지역의 수출에서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풍산마이크로텍(대표 위명진)은 올 상반기 처음으로 수출이 내수를 추월해 상반기 매출의 55%인 208억원을 기록했다.
풍산은 국내 리드프레임 시장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그동안 필리핀·말레이시아 등으로의 수출에 주력해왔다. 또 풍산은 중국 퉁링시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해외 진출 전략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칩트론(대표 전병태)은 올 들어 본격적으로 수출을 시작해 상반기 수출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 늘어난 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경기하락으로 부침을 거듭했으나 최근 신규로 인피니온·대만ASE·앰코타이완과 수출계약을 맺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아큐텍반도체(대표 한병근)는 수출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경우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예년의 90%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MLF 등 고부가가치 리드프레임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40% 가량 늘었다.
삼성테크윈(대표 이종구)은 올해 들어 특별히 수출이 늘진 않았지만 전체 물량의 25∼30%인 수출 물량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수출 증가 추세는 최근 몇 년간 일본 선두 업체와의 기술 격차가 줄었고 일본의 경기 침체를 틈타 한국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을 공략한 결과”라며 “그러나 내수와 수출을 균형 있게 가져가야 하는 만큼 수출 증가 추세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