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선물시장 통합해야"

 한국이 동북아 비즈니스 및 금융 중심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 증권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체제 개편을 통해 한국 증시를 블록내 자본시장의 중심 축으로 만드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2004년까지 증시의 체질 개선 및 시장구조 개편을 완료하기 위해 선·현물시장 및 코스닥시장을 모두 통합한 하나의 ‘국가대표 단일 거래소’를 만들어 자본시장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8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증권거래소가 발주한 ‘선진형 자본시장 구축을 위한 최우선 과제’ 프로젝트의 연구결과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 증시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BCG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증시가 오는 2004년까지 ‘아시아 최고의 선도적 국가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국가대표 단일거래소 설립, 운영 △거래소의 주식회사 전환 △감시·감독기능 강화 및 엄정한 집행 △단일 거래소 구조에 맞는 새로운 규제틀 마련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단 일거래소 설립은 주식 및 자본거래의 통합, 일원화가 실현됨으로써 그동안 미국, 일본은 물론 대만, 싱가포르 등 경쟁국가들의 거래소에도 뒤처져있던 외형과 규모를 이들과 대등한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현재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거래소를 주식회사화함으로써 대내외 경쟁력을 제고하고 시장 및 고객 중심의 거래소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선진적 시장 구조 위에 시장투명성 제고를 위한 감독기능이 배가되고 증권거래 관련법, 세제, 증권업 규제사항 등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이 제시되면 한국 증시의 한단계 도약이 가능하다는 것이 BCG측의 핵심적 논점이다.

 BCG는 또 이 같은 한국 증시 구조개편 및 시장 고도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시가총액은 현재의 5배에 달하는 1600조원에 달하고 외국인 투자규모도 현재의 3.6배인 335조원으로 늘어나는 등의 상승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BCG 보고서가 단일거래소 설립 등 증권업계 전반에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성격을 담고 있어 현실화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일단 코스닥시장과 선물거래소측은 이날 BCG 보고서와 관련해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코스닥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동생격인 코스닥시장이 선전했기 때문에 거래소가 공동 발전해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거래소가 너무 독단적으로 나가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증시에선 이와 관련,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사회·경제 전반이 자율경쟁 체제로 흐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요구에 의한 자율적 통합이라면 몰라도 인위적 통합은 또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