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랜 사업은 계속한다.’
국내 무선랜 시장점유율 1위 업체임에도 불구, 무선랜 사업의 중단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삼성전기가 무선랜 사업을 지속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인 삼성전기의 무선랜사업 포기로 국내 무선랜시장이 시스코와 어바이어 등 외산 장비업체가 득세하는 시장구도로 전환될 것이란 우려는 단순한 기우로 그치게 됐다.
삼성전기는 무선랜사업이 종합 부품업체를 지향하는 회사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최근 들어 저가 수주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자 무선랜사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무선랜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셋톱박스 사업을 전격적으로 중단한데 이어 지난달 말 가진 기업설명회(IR)에서는 앞으로 세트제품 성격을 띤 사업은 정리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무선랜사업의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액세스포인트(AP)와 무선랜카드 등 무선랜장비가 소비자 제품의 성격을 띠고 있어 AS망을 갖추지 못한 부품업체가 집중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무선랜사업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삼성전기는 그러나 무선랜시장에서 해외 장비업체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무선랜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차세대 유망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기업인 삼성전기가 무선랜사업에서 철수할 경우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고전을 면치못했던 시스코와 어바이어 등 해외 장비업체가 득세할 것이라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앞으로 KT와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들이 실시하는 입찰에 보다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용 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또 미국에 위치한 무선이더넷호환연합(WECA)이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무선랜 제품의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Wi-Fi 인증 획득도 적극 추진하는 등 세계 무선랜시장을 공략해 나가기로 했다.
‘사업포기’라는 시장의 소문과 달리 ‘주력사업으로 집중육성’으로 180도 방향을 선회한 삼성전기의 무선랜사업이 앞으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어떤 사업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