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e마켓플레이스 업계의 거래량과 석유 수입사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상반기 석유 전자상거래 규모는 약 276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연간 총거래액인 1400억원보다 약 1.5배 더 늘어 e마켓을 통한 거래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주요 5개 e마켓의 상반기 결산결과를 집계한 것으로 지난해 일부 업체가 4분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 단순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성장이다.
석유 수입사의 상반기 점유율(휘발유·등유·경유)은 지난해 평균 점유율인 3, 4%대에 비해 2배 가량 성장한 7%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업계는 석유 수입사의 점유율이 1월 6.18%(업계추정치)를 시작으로 2월(5.6%) 잠시 멈뭇거리다 3월 이후 7%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5월에는 수입사들의 평균 점유율이 8%대를 넘어섰으며, 경유만 따져볼 때는 1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동반상승 추세는 분기별로 살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1분기 석유 e마켓의 총 거래량은 약 1180억원 수준, 비수기인 2분기에는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깨고 약 1580억원의 좋은 실적을 보였다. 수입사의 점유율도 1월과 2월에는 7%대를 넘어서지 못했으나 2분기에는 3개월 내내 7%대를 상회하고 있다.
석유 e마켓 관계자들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초창기란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성장속도와 수입사의 점유율 확대를 무조건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양쪽이 각각 상대방 시장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e마켓 입장에서 수입사들의 참여는 다양한 공급선을 확보한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정유사들이 기존 영업망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석유 e마켓 참여를 꺼려하는 점을 고려할 때 ‘물량확보’란 점에서 힘이 돼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초만 해도 한국전자석유거래소에 참여하는 수입사와 정유사의 비중이 5 대 5 수준이었는데 2분기부터 6 대 4 정도로 수입사 비중이 커지고 있다.
또한 넷오일을 통한 거래량 중 수입사의 비중이 올해 초 50% 수준이던 것이 지금은 70%대로 크게 늘어났으며, 정유사 참여가 높은 오일체인도 6월부터 수입사의 참여비중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석유수입업에 직접 뛰어든 코엔펙의 거래량 중 수입사 비중은 이미 70%대를 넘어섰다.
석유 수입사도 고정거래처 확보란 측면에서 e마켓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한다. 주로 현물시장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데다, 국내 정유사에 비해 안정적인 영업망을 갖추기 힘든 석유수입사의 단점을 보완해준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정유업계가 수익성 악화 등으로 구조조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업계 판도변화로 당장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전자상거래 활성화나 수입사 점유율 확대에 따라 정유사들의 마인드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