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밴드 시장 체질개선 급하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브로드밴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초고속인터넷 등 접속 서비스에 치우친 현재의 시장구도를 콘텐츠 서비스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의 이영수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브로드밴드 서비스 시장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내 브로드밴드 시장은 최근 접속 서비스 가입자 수의 증가세 둔화와 더불어 신규 콘텐츠 개발 지연 등으로 급격한 침체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선 브로드밴드 시장은 현재 3단계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9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던 케이블모뎀 접속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0.2%가 줄어들면서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 xDSL 접속 가입자 수 역시 올들어 월 평균성장률이 2%에도 못미치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따라서 브로드밴드 시장 확대의 관건은 접속 서비스를 통해 전송되는 브로드밴드 콘텐츠와 부가서비스로 지목됐다. 또 최근 등장한 무선 이동형 접속 서비스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어 무선 접속속도의 안정화와 지원단말기의 대중화 등이 초기 무선인터넷 시장을 주도했던 벨소리·캐릭터 등을 동영상·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등으로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시장의 수익창출을 선도할 킬러 콘텐츠로 꼽았다. 초기 국내 브로드밴드 접속 시장을 성장기로 끌어올린 견인차가 온라인 게임과 온라인 증권투자였다면, 이미 접속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은 영화·방송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브로드밴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콘텐츠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경향은 PC, 비디오 게임 콘솔, 디지털 방송용 셋톱박스 등 브로드밴드에 연결되는 정보기기가 많아지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브로드밴드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VDSL, 무선랜, FTTH(Fiber To The Home) 등 차세대 접속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비롯해 원격교육·의료 등 각종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