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좋아서 게임을 즐겼고 게임의 세계에 흠뻑 젖어 지금은 게임 제작의 길로 들어선 두 사람이 있다. 게임전문 개발업체인 뭉클엔터테이먼트의 김종철 사장과 아마추어 게임제작팀인 EXP의 배대범 팀장이 바로 주인공들. 게임을 즐기다 개발자의 길에 들어선 두 사람은 일과 취미를 하나로 통일시킨 운 좋은 사람들이다.
뭉클엔터테인먼트의 김종철 사장(31)은 게임개발 경력 7년차로 프로급 게임전문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비디오게임을 즐겼다는 그는 직접 조작해 등장인물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신기해 게임에 흥미를 갖게 됐다. 새로운 비디오게임이 나오면 꼭 한번은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는 개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요즘에도 평일 2∼3시간, 주말에는 거의 종일 게임에 빠져 있는 게임마니아다.
게임마니아에서 개발자로 변신한 것은 미술대 재학중 유행하던 컴퓨터그래픽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새로운 형태의 컴퓨터그래픽에 눈을 뜬 그는 게임전문학원에 등록해 게임개발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그는 부산지역 게임개발업체에서 게임개발자로 일하면서 전략시뮬레이션, RPG, 아케이드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는데 참여했다.
게임 전문가가 된 김 사장은 지난 2000년 직접 게임업체를 직접 설립해 현재 ‘윈디랜드’라는 패키지게임 개발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게임업체를 운영하고부터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아직도 비디오게임에 매력을 느껴 PS2를 구입, 비디오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최근에는 온라인게임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다.
“게임업체를 직접 운영하면서 게임을 대하는 관점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게임의 재미에 초점을 두고 흥미 위주로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적인 관심이었다면 지금은 게임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아! 이 게임은 돈이 되겠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김 사장은 어느덧 게임업체 운영자로서 게임의 시장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게 됐다.
EXP의 배대범 팀장(25)은 아마추어 게임개발자 모임인 부산게임개발자협회(BGDA)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아마추어 게임전문가다.
중학교 시절부터 비디오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게임에만 관심을 갖고 용돈이 있으면 게임이나 관련장비를 구입해 부모님으로부터 꾸중도 많이 들었다. 현재 그가 소장하고 있는 게임은 비디오게임을 중심으로 50여종이며 한번이라도 접해 본 게임은 모두 300개 이상이다. 잘 알려진 게임보다는 삼류게임을 더 좋아한다는 그는 “비인기 게임에서 더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고 게임 속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고 삼류게임 예찬론을 펼쳤다.
현재 부산대 기계과를 휴학중인 배 팀장은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게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게임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인터넷을 통한 대화와 정보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서울의 한 게임개발자와의 만남을 계기로 게임개발자의 길을 걷게 된 것.
지난해 결성된 BGDA 회장직을 맡아 현재 100여명의 부산지역 아마추어 개발자들과 홈페이지(http://www.bgda.org)를 운영하면서 온오프라인 만남을 갖고 있다. 이와함께 회원들과 게임 스타디를 시작했고 올해 초 뜻있는 회원들과 EXP팀을 구성해 부산시가 제공하는 부산정보통신연구원에 입주했다. 현재 EXP팀원들과 함께 ‘워터 체이스’라는 수상레이싱 게임을 개발하는 등 게임개발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하루종일 게임에 빠지기도 했지만 EXP팀을 만들어 게임 개발작업을 시작한 이후로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1시간도 채 안됩니다. 게임을 즐기는 것과 개발은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만 지금은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데다 스스로 택한 게임과 개발의 두 가지 일을 모두 즐기고 있습니다.”
배 팀장은 지금은 재미 위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서울에서도 인정받는 게임 전문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