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세상속으로]

‘사이버 라이프’라는 말이 일상화될 정도로 인터넷은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서도 일상 생활에서와 마찬가지의 윤리와 문화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위원장 박영식)가 발행하는 ‘정보통신윤리’에 실린 ‘사이버 세상을 사는 지혜’를 소개한다.

 지혜는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쉬운 사례로 우리들의 뇌는 왼쪽 뇌와 오른쪽 뇌로 나뉘어 있으며 걸음걸이도 매순간 두 다리의 균형을 잡아가며 걷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화학시간에 배웠던 질량불변의 법칙도 알고 보면 균형을 잡으려는 우주의 질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들이 이용하는 인터넷은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가상의 공간, 온라인의 세계라고도 하지요. 오프라인의 세계가 실제 생활하는 자연 공간인데 가끔은 이 두 세계를 착각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서의 아이템을 오프라인 세계에서 돈으로 사고 팔고 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현상은 균형 잡힌 모습이 아니므로 지혜라 할 수 없습니다.

 하루 24시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귀중한 시간입니다. 우리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8시간을 자고 8시간을 일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8시간을 여가와 휴식으로 즐기는 편입니다.

 직업상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을 제외한 보통의 사람들은 인터넷에 너무 탐닉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할 수도 있지만 가끔은 서점에 들러서 책을 들춰보는 재미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인터넷쇼핑도 좋고 인터넷뱅킹도 좋지만 귀금속을 인터넷으로 구입하고 후회하거나 개인정보를 여기 저기 노출시키고 쓸 데 없는 고생을 사서해서도 안되겠습니다. 온라인 게임이나 인터넷도박 등에 중독돼서도 안되고 음란사이트에 매달리는 것도 곤란합니다.

 이러한 모든 현상들은 균형을 잃은 탐닉으로 여겨집니다.

 라즈니시의 제자이기도 했던 홍신자씨는 ‘자유를 위한 변명’이란 책에서 ‘마지막 스승은 자연’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서점에 가고 백화점도 다니고 은행에 가서 친절한 직원과 만나기도 해야 합니다. 게임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산과 바다에 놀러가야 하겠습니다. 이 우주에는 약 1000억개의 은하가 있다고 하며 한 개의 은하에는 약 1000억개의 별이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콘텐츠가 컴퓨터 속에 있다고 해도 우리가 존재하는 이 아름다운 세계를 잊고 사이버공간에서 방황해서는 아니 되겠습니다.

 대화방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찾아다니고, 채팅을 하며 비속한 언어와 언어폭력을 일삼고, 아무 이유 없이 남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사람 그리고 음란 스팸메일을 보내는 사람들을 지혜롭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요.

 물론 사이버 세상에서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세대와 친구간에 대화도 가능하고 정보에의 접근도 쉬워집니다. 우리는 e메일로 사랑의 편지를 띄우지만 ‘아바타’와 데이트를 하기보다는 저기 새와 냇물이 노래하는 숲 속에서 연인의 따뜻한 손을 잡아야 합니다.

 정보사회라는 사이버 세상에서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컴퓨터 사용시간의 균형있는 배분과 온오프라인의 혼동 없는 의식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제 균형이 지혜입니다.

 <공성현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