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판매 묘안을 찾아라.’
유니버설뮤직·EMI뮤직코리아·한국BMG 등 국내 진출한 외국계 음반 직배사들이 판매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각도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해법찾기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테마별 편집앨범을 내놓거나 뮤직비디오와 미발표곡을 보너스 트랙으로 담아 리패키지 앨범도 출시하고 있다. 특히 편집앨범은 최근들어 첨단기술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접목되면서 이제까지와는 또다른 마케팅 기법으로 사용되는 추세여서 성공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또다른 한편으로 기존 발표곡에 가미를 한다는 일부 전략에 대해 음반시장 활성화를 위한 궁극적인 대안은 될 수 없다는 평가절하도 제기되고 있어 근원적인 해결책으로까지는 이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편집앨범(compilation album)=올 상반기 팝 부문을 보면 예년보다 눈에 띄는 아티스트가 현저하게 줄었다. 이 여파로 인해 국내 지사에서도 정규 아티스트 앨범과 별도로 편집앨범 수를 늘이며 ‘양적’ 팽창을 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같은 편집앨범 제작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EMI뮤직코리아의 경우 8∼9월에만 편집앨범을 9개 가량 내놓을 계획이다. 이는 평소의 2배 수준으로 ‘락 발라드’ ‘여행할 때 들으면 좋은 음악’ ‘사랑을 테마로 한 음악’ ‘비올 때 들으면 좋은 음악’ 등 주제도 다양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쓸 만한 소재는 모두 써서 아이디어가 소진된 상태지만 편집앨범은 마니아층 이외에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시킬 수 있는 데다, 제작도 비교적 간편해 음반사 입장에서는 불황 타개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 기법”이라고 강조했다.
◇리패키지 앨범(repackage album)=각 테마에 맞게 여러 가수의 곡을 골라서 편집한 것이 편집앨범이라면 리패키지 앨범은 2∼3개월 지난 아티스트의 정규앨범을 새롭게 재가공해서 내놓는 것이다.
싱글앨범을 리믹스 버전으로 내놓거나 정규앨범에 포함되지 않은 미발표곡을 보너스 트랙으로 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뮤직비디오를 VCD나 DVD에 담거나 가라오케 기능을 수록, 리패키지 앨범으로 내놓는 것이 업계 유행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이 리패키지 앨범은 판매량이 일정 수준 이상을 기록한 가수의 음반을 대상으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음반사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부가가치를 높여 팬들의 구매의욕을 자극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리메이크 앨범은 새로운 싱글이 나오기 전에 가수의 인지도를 높이고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내놓는 경우도 많아 리메이크 앨범과 싱글앨범을 동시에 홍보, 구매로 유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블루 1집 ‘All Rise’를 발표한 EMI뮤직코리아는 ‘All Rise’ 앨범과 보너스 AVCD(싱글 뮤직비디오·리믹스 트랙·미발표곡)로 구성된 스페셜 아시안 AVCD에디션을 지난 7월 내놓았다. 유니버설뮤직도 지난 6월 에미넴 앨범에 DVD 보너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국BMG 역시 최근 VCD와 미발표곡이 들어있는 웨스트라이프 디럭스 에디션을 내놓은 것을 비롯, 백스트리트 보이스(자이브레코드)의 경우 보너스 트랙과 VCD, 가라오케 등 세가지를 추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프리미엄 딜(premium deal)=정규 앨범이 아니라 기업체 홍보용으로 별도 제작·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동통신회사에서 가입자 100명 한정으로 베스트 팝 앨범을 경품으로 제공하거나 아동서적 전문회사가 어린이에 적합한 클래식 앨범을 함께 제공하기 위해 음반사에 제작을 의뢰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사전에 기업체와 제작물량과 단가를 결정하여 앨범을 제작하고, 판매 역시 기업체가 담당하기 때문에 음반사로서는 홍보나 영업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마진도 높고 앨범 진행속도도 빨라 최근들어 음반사의 신규 매출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EMI뮤직코리아가 금강·아가월드와 프리미엄 딜을 계약, 앨범을 제작한 바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