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수의 정보기술(IT)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무선인터넷솔루션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중인 국내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퀄컴, 어도비시스템스, 매크로미디어 등 확고한 브랜드와 마케팅력을 갖춘 데다 W3C 등 표준화단체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해외 시장에서 국내업체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외국 IT기업의 파상적인 공세=무선인터넷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따라 해외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동전화에 내장하는 무선인터넷플랫폼의 경우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자바와 퀄컴의 브루가 지난해부터 각각 유럽과 북중미를 중심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다. 일본의 NTT도코모, 유럽의 GSM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자바를 도입중이며 브루는 미국의 버라이존, 올텔 등과 중남미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KDDI나 중국 차이나유니콤이 자바와 브루를 동시에 채택하고 있다.
이동전화용 그래픽솔루션 시장도 유선인터넷 그래픽솔루션의 강자인 매크로미디어, 어도비시스템스 등이 시장 참여를 추진중이다. 매크로미디어는 조만간 무선 플래시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며 어도비시스템스 역시 세계적인 표준화단체인 W3C에 참여, 무선인터넷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에릭슨, 노키아 등 단말기업체들도 최근 멀티미디어메시징솔루션(MMS), 무선인터넷브라우저 등을 출시하며 유럽에서 솔루션업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오픈웨이브 등 전문 솔루션업체들도 무선인터넷브라우저, 무선인터넷게이트웨이 솔루션으로 유럽, 중국 시장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 업체들은 특히 무선인터넷 관련 표준화에 적극 참여해 세를 확장해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W3C는 세계 유명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표준화단체로 지난해말 SVG란 새로운 그래픽 포맷을 발표했으며 현재 이동전화나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적용될 수 있는 무선 SVG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전문에이전시, 이동통신사, 단말기업체와의 공조 시급=1∼2년 정도 앞선 기술력과 무선인터넷 종주국 프리미엄으로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이제까지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실제 네오엠텔, 신지소프트, XCE 등 몇몇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들은 지난해 해외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해외 시장의 변화에 대해 국내 무선인터넷업계는 위협적이란 반응이다. 무선인터넷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당장 해외 업체들이 두렵지 않으나 이제 초기단계여서 해외 업체들이 국내 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라면서 “마케팅에선 당장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
따라서 업계는 이미 해외사업망을 구축한 단말기업체나 이통사, 전문 에이전시 등과 공조해 효과적인 해외사업망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빨리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선인터넷솔루션 해외 수출 에이전시인 와이더덴닷컴 김호석 이사는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면 이통사 등 현지 사업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고 또 사후 유지보수 서비스를 위한 자금과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중소 벤처기업 위주인 국내 무선인터넷솔루션업체들로서는 역부족”이라며 “독자 진출보다는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전문 에이전시나 이통사, 단말기업체 등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