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레이저기기 현재와 미래>(1)피부과

 지난 80년대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레이저’ 광원을 이용한 의료용 레이저기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술이 간편한데다 환자의 회복 속도를 높여주는 이점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전에는 치료하지 못했던 질환들을 레이저기기를 통해 간단히 시술하면서 레이저기기에 대한 효능과 성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의료용 레이저기기를 통해 치료 가능한 질환과 국산 레이저기기의 현주소를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피부과에선 외부인의 눈에 쉽게 띄는 피부라는 특성 때문에 레이저기기가 가장 늦게 도입됐다. 그러나 통증과 부작용이 적고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으로 피부과에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에 문신, 오타 모반, 검버섯·주름살·여드름흉터·튼살 제거, 제모, 박피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레이저의 특징은 선택적 광열분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택적 광열분해란 특정한 색을 가진 목표에 특정한 파장을 가진 레이저 빔을 쪼이게 되면 주변 조직은 손상을 주지 않고 목표만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특성은 지난 61년에 처음 제기돼 피부과 레이저기기 치료에 큰 전환점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인체에는 혈액속의 붉은 옥시헤모글로빈과 헤모글로빈, 갈색의 멜라닌 색소와 색소세포, 투명한 색의 콜라겐 같은 진피 성분이 있는데 각기 다른 파장을 가진 레이저를 쏘여 특정한 목표점을 치료한다.

 최근에는 안면홍조증과 같은 붉은색 피부질환에 브이빔 색소 레이저를 사용한다. 이 기기는 펄스의 노출 시간이 길다는 장점을 갖춰 그간 치료가 어려웠던 안면홍조증을 효율적으로 치료해준다. 또 물집이나 멍 같은 자반증 현상이 없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주근깨·잡티·기미 등과 같은 색소성 피부 질환에는 큐스위치 엔디야그 레이저가 효과적이다. 이 레이저는 목표점 외의 다른 피부조직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갈색 색소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키는 방식으로 시술 다음날 얇은 갈색 딱지가 생기지만 일주일 정도면 모두 떨어져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리고 제모나 다리혈관 확장증에는 롱펄스 엔디야그 레이저를 사용한다. 이것은 미 FDA가 유일하게 모든 인종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레이저 방식으로 특히 모공에 깊이 박힌 털 제거에 효과가 좋다. 이 레이저는 냉각시스템을 이용, 피부를 순간적으로 냉각하기 때문에 다른 제모 레이저에 비해 통증이 약한 것이 장점이다.

 또 잔주름은 고출력 색소 레이저를 이용한 ‘소프트 필링’으로 치료한다. 이는 ‘피부재생 레이저 시술’이라고도 불리는데, 레이저 빔을 피부에 쪼여서 진피내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재생을 촉진시켜 피부 탄력을 회복시킨다. 이 레이저는 피부에 손상을 주지 않아 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레이저들은 백인을 대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동양인과 같은 황인종에게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즉 표피층에 있는 피부 색소가 레이저에 의해 손상돼 치료 후 병변이 더 진해지거나 하얗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피부 표피층을 보호하는 부가 장치들이 개발되고 있다. 레이저 보조장치로 냉각장치나 냉각 겔, 냉매 스프레이 등이 있고 더 강력한 파워를 지니면서도 높은 피부 투과력을 지닌 레이저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레이저기기의 발전과 보급으로 기존 방식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했던 피부 질환들이 서서히 정복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통해 피부 질환에 따라 더욱 세분화되고 소형화된 피부과용 레이저기기가 개발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레이저기기의 국산화 노력도 시급하다. 최신 장비는 1억원대를 호가하는 비싼 외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앞서가는 의료서비스를 재빨리 도입하고 싶어도 자금상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품질과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두루 갖춘 국산 레이저기기가 서둘러 개발돼야 할 것이다.

 이성훈 노바피부과 원장(http://www.novask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