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치열하다.
지난해 최악의 경영실적을 보였던 업종별 e마켓들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올해도 거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과 신규사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기업간 합병을 통한 집중화, 자본금 축소, 아이템 다변화, 오프라인영업 강화, 안정적인 수익원 발굴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e마켓 업계의 다양한 생존전략은 특히 닷컴 붕괴 이후 수직낙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분히 현실적인 접근이 주를 이뤄 급변하는 시장상황에서도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역 e마켓 EC플라자(대표 임승택 http://www.ecplaza.net)는 최근 자본금 40억원을 20억원으로 50% 감자했다. B2C사이트의 대명사인 인터파크나 옥션의 자본금이 60억∼70억원임을 감안할 때 자본금 부담이 너무 과도하다는 판단에서다. 자본금 축소제안은 이 회사에 투자한 KTB네트워크가 강력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원활한 기업공개(IPO)를 위해서도 감자는 불가피했다는 것이 KTB 측의 설명이다. EC플라자는 이와함께 인수합병(M&A)를 통한 사업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동업종의 ‘e트레이더’를 흡수합병하는 작업에 착수, 오는 9월 마무리할 계획이다.
M&A를 통한 성공사례로는 지난해 패션전문 e마켓 웹넷코리아와 B2B코리아, 인터패션플래닝이 합병해 만든 IFN(Interfashion Network)이 꼽힌다. 이 회사는 합병후 B2B·B2C부문 모두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일렉트로피아(대표 이충화 http://www.e-pia.com)는 모바일 B2B를 통한 수익확보에 나선 경우다. 지난달부터 주한 미 공군의 모바일 통신사업에 착수한 일렉트로피아는 연간 마켓운영비를 이를 통해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e소싱’을 향후 자사의 핵심전략사업으로 정하고, 해외구매센터 가동에 이 어려운 중소업체들의 아웃소싱을 전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70만건의 전자부품 및 제품의 데이터베이스를 확충하고 구매처 발굴에 나섰다. 오프라인 업체들에 거래 이전의 파트너를 제공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공개형 e마켓임에도 불구하고 사설형 e마켓의 형태를 취하는 곳도 늘고 있다. 거래 업체 중 몇몇 업체의 구매대행 업무를 맡음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자는 계산이다. 77개 건설사의 합작회사인 빌더스넷(대표 신일순 http://www.buildersnet.co.kr)은 20여개의 건설회사들이 웹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거래를 차지하는 동부건설의 구매대행을 더 선호하고 있다. 아직까지 e마켓 참여를 고려하지 않는 다른 건설사들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보다는 차라리 현재 확실한 거래를 보장해주는 동부건설에 대한 고객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전문가들은 “공개형 e마켓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참여업체만 기다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설형 e마켓으로서의 역할을 찾아보는 것도 생존전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