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에즈거 와이브 디지크스트라 교수가 8일 7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출신으로 미국과 유럽을 넘나들며 활동했던 그는 항공과 건축용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야 태두로 인정받고 있다.
어머니가 수학자, 아버지가 화학자로 수학과 과학 모두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형식논리와 방법론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도입한 것으로 유명했다. 특히 최초의 블록구조 프로그래밍 언어로 파스칼·베이식·C 등의 기반이 된 알골(Algol) 개발에 참여했다. 이 분야에서 그의 업적은 눈에 두드러지는 것이어서 최초로 ‘알골60’ 컴파일러를 썼으며 구조화된 프로그래밍, 스택, 벡터, 수기신호 등을 고안해냈다.
62년에는 스스로의 강의가 미흡하다고 여기고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폴리테크닉의 수학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와 화제가 됐다. 73년에는 당시 유명한 컴퓨터업체 버로우즈의 연구원을 하기도 했고 84년에는 미국 텍사스대학의 교수로 임명됐다.
그는 열정과 지식으로 뭉쳤고 신랄한 유머도 있었으며 아내와 폴크스바겐 캠핑카를 타고 미 대륙을 여행하는 것을 즐겼다. 노벨상 후보로도 줄곧 오르내렸으며 네덜란드와 미국 과학기술아카데미, 영국 컴퓨터협회 회원이었으며 올해 초에는 일본 C&C재단으로부터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