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동안 무관세를 적용해온 이동전화용 IO 커넥터, 셋톱박스용 스마트카드 커넥터, PCMCIA 커넥터, 수입 커넥터 등 일부 제품에 대해 2년 동안 연 8%의 관세를 소급하기로 결정하자 관련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최근 이동전화 및 셋톱박스에 사용되는 일부 커넥터류에 대해 8%의 소급관세를 적용, 관련 커넥터 수입업체 및 세트업체 등 15개사에 납세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관세청은 공문을 통해 회로와 회로를, 또는 보드와 보드를 연결하는 일반 커넥터는 종전대로 무관세를 적용하나 이동전화용 IO 커넥터, 셋톱박스용 스마트카드 커넥터와 PCMCIA 커넥터 등의 커넥터류는 일반 커넥터와는 다른 ‘플러그잭’과 ‘기타’로 분류, 8%의 소급관세를 일괄적으로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 관세율표 8536항에 따르면 접속기구(커넥터)는 일반 커넥터·플러그잭·기타 등으로 분류되며, 일반 커넥터는 무관세, 이를 제외한 모든 접속기구는 8%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와 셋톱박스에 사용되는 접속기구를 일반 커넥터로 인식했던 관련업체들은 상당한 금액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할 형편에 처했다. 특히 이동전화 및 셋톱박스용 커넥터 수입업체들은 납세규모가 커 경영상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커넥터 수입업체 A사의 사장은 “플러그잭·일반 커넥터·기타에 대한 명확한 구분요건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2년 동안 수입한 커넥터에 대해 소급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입규모가 큰 일부 업체의 경우 연간 순이익과 비슷한 수준의 세금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대부분의 수입업체들이 세트업체들과 면장 없이 거래해와 환급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세관 납세심사과 최천식 반장은 “정부가 모든 수입품에 대해 무관세와 관세품목을 구분할 수 있는 세세한 정의를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수입제품이 무관세인지 아닌지는 관세청 질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업체들의 무관심도 잘못”이라며 “우려와는 달리 실제 소급관세 액수는 최고 1억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수입업체들은 이번에 소급적용되는 제품들은 모두 광의의 커넥터인데도 플러그잭과 기타 품목으로 분류, 관세를 소급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수입 커넥터에 대한 소급관세가 적용됨에 따라 대부분의 토종 커넥터업체들은 이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저가를 무기로 해외제품이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수입제품에 대한 관세 부가가 토종업체들의 가격경쟁력에 작지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