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지털기술의 발전 추이
미래 디지털 기술을 구현하는 주요 관련 기술은 4세대 무선통신 기술, 다중도약 무선 네트워크(multihop wireless networks), 음악인식 기술, 3D 디스플레이, 몸에 걸치는 컴퓨터 등이다.
미래 디지털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4세대 또는 5세대 무선통신 기술이라 할 수 있다. 4세대 무선통신 기술은 미래 이동통신 네트워크보다 대역폭이 더 크고 미래 무선랜보다 이동성을 더 높이고 가청 범위를 넓힐 수 있다. 3세대 무선통신 기술이 아직 유아기에 있는데 벌써 4세대 기술의 개발을 추진하는 데 대해 의아심을 갖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에도 2세대 이동통신망이 전반적으로 구축되기 전에 무선통신 용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3세대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 이런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선통신 네트워크의 발전과 함께 데이터 통신 용량이 늘어나서 3세대 네트워크가 최대 사용시간에 이르기 훨씬 이전에 용량이 한계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관련 연구원들이 4세대 무선통신 기술을 비디오 이외의 다른 분야에 활용하는 명확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서 이의 채용이 늦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추세로 나간다면 오는 2010년에 가면 4세대 무선통신 네트워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관련 업체들은 앞으로 3세대 무선통신 네트워크가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용량의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4세대 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미래 디지털 기술에서는 다중도약(multihop) 네트워크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다중도약 네트워크는 고정돼 있거나 이동하는 접속점을 도약해 무선통신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이 기술은 네트워크를 확장하지 않아도 가청 범위를 넓힐 수 있게 해준다. 일부 무선 수신장치에는 무선 중계기가 탑재돼 있는데 이들 수신기는 기지국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중계기의 분포 밀도가 높으면 네트워크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다중도약기술은 전주, 건물, 커피숍이나 편의점,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휴대 단말기 등을 연결해 무선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게 하고 화물운송 트럭에 송수신장치와 라우터를 탑재, 대도시에서 무선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게 한다.
고정통신 단말기나 이동통신 단말기는 인터넷 프로토콜 라우터가 탑재돼 있는 중계기로 구성된 다중도약 네트워크의 패킷 중계기로 사용할 수 있다. 이동 패킷 중계기는 그 분포 상태가 수시로 변하지만 최고 사용시간대에 네트워크의 용량을 확대할 수 있고 통화량이 많을 때 유리하며 인프라 설치가 어려운 장소에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 다중도약 기술은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의 포화상태에 있는 이동통신망을 확장하고 개발도상국에서 고정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반 기업과 제조업체에서 LAN의 범위와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데 적용할 수 있다.
음악 인식기술은 소비자가 원하는 음악을 찾을 수 있게 하고 지재권 소유자들이 음악 파일의 불법 사용을 방지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특정 분위기나 형식에 맞는 곡목을 찾을 수 있게 한다. 또 음악 인식기술은 지재권 침해를 방지하는 데 있어 기존의 음악 워터마킹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해줄 수 있다.
워터마크는 불법 사용자들이 제거할 수 있고 대부분의 기존 음악 제품에는 내장돼 있지 않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컴퓨터, CD재생기, 소형 스테레오 등에 워터마크를 검출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등의 문제가 있다. 또 콘텐츠 지재권 소유자들이나 정보통신기기 제조업체들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오락기기나 컴퓨터에 워터마킹 검출장치를 탑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음악 인식기술은 음악을 불법으로 내려받기 전에 이를 중단시킴으로써 워터마킹 기술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음악의 불법 복제나 사용을 방지하는 데는 음악 인식기술이 워터마킹 기술보다 더 효과적이다. 또 원하는 음악을 제시해주고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은 음악 인식기술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지는 않지만 5년 후 음악인식 기술이 음악을 선별하는 보편적인 기술로 사용되고 또 디지털 지재권 관리 기술로 보편화되면 이 기능도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음악인식 기술은 엄청나게 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하고 외부로부터의 침투를 막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의 위치를 깊숙한 곳에 두어서 사용자가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내려받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
첨단 디스플레이는 현재 비디오나 컴퓨터 게임에 사용되는 3D 기술보다 더 현실감 있는 3D 영상을 제공한다. 3D 디스플레이는 앞으로 가정용 오락기기로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것이 10년 이내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여러 가지 과도기적인 응용 제품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3D 디스플레이의 적용 분야는 군사, 정부, 의료기관, 산업, CAD·CAE, 가전·오락, 컴퓨터 그래픽, 과학기술 등 광범위하다. 앞으로 10년 동안 수익성이 높은 과도기적인 3D 디스플레이 응용 제품 시장은 군사, 정부 긴급서비스기관, 의료기관 등이고 이 제품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는 부문은 판매업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몸에 걸치는 컴퓨터는 항공기 정비사, 발전기 관리사, 트럭 운전기사 등과 같이 두 손이 모두 바쁜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그 중에서도 트럭 운전기사는 운행중의 차량의 상태를 수시로 본사로 통보해 이상이 있을 경우 이른 시간에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 경우 몸에 걸치는 컴퓨터를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이런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또 이 컴퓨터는 데스크톱 PC를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육체노동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기자, 군인, 경찰 또는 위험한 장소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머리에 쓰는 카메라를 이용해 영상을 먼 거리에 있는 저장 장치로 보낼 수 있다.
몸에 걸치는 컴퓨터는 손목에 차거나 머리에 쓰는 것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는데 휴대폰, PDA, 소형 스테레오 등을 넣을 수 있는 주머니와 헤드세트나 손에 잡는 기기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배선 등을 내장한 특수복을 판매하는 업체도 있다.
2. 최근 동향
미래 디지털 기술 관련 분야에서는 이 분야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부문별로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 보면 4세대 이동통신 기술 부문에서는 일본의 NTT도코모가 지난 3월 4세대 무선통신 실험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3D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LA) 연구진이 3D 디스플레이에 사용할 수 있는 수정 시제품을 개발했으며 다중도약 무선 네트워크부문에서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1월 메시네트웍스(MeshNetworks)에 개인간(P2P: Peer to Peer) 다중도약 이동통신 서비스를 실험적으로 제공하게 하는 사업 허가를 내 주었다. 또 음악 인식 기술부문에서는 지난 1월 미국 가수지재권단체인 SESAC이 그 회원들의 노래를 미국 34개 라디오 방송사들이 방송하는 것을 추적하는 데 오더블매직(Audible Magic)의 음악인식 기술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몸에 걸치는 컴퓨터 부문에서는 지난 3월 시카고에서 개최된 컴덱스(Comdex)쇼와 동시에 열린 컴퓨터관련 국제 세미나에서 많은 업체들이 몸에 걸치는 컴퓨터의 장점을 강조했다.
NTT도코모는 요코스카 연구소 안에 4세대 무선통신 실험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는데 오는 2010년까지 100M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AT&T, 휴렛패커드(HP), 삼성전자, 노키아 등 기업의 연구원들은 4세대 무선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 정부는 4세대 무선통신 기술과 국제 표준을 개발하는 데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UCLA 연구진은 3D 디스플레이, 고속 광 스위치, 고밀도 광 저장장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수정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 수정은 빛을 굴절, 변화시키고 색깔을 변경할 수 있으며 전자장의 자극을 받으면 광 특성도 신속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디멘셔널미디어(Dimensional Media)는 미국 육군당국의 지원을 받아 외과의사 교육용 해부학적 모델을 표시할 수 있는 3D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계획이다.
다중도약 무선통신 부문에서는 메시네트워크스 외에 엠버사(Ember Corporation), BT홀세일(BT Wholesale), SRI 인터내셔널 등이 다중도약 무선통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엠버사의 솔루션은 현재 제조업체를 통해 실험 사용중이고 BT홀세일은 레이디언트네트웍스(Radiant Networks)와 제휴해 다중도약 무선 통신기술을 이용, 100곳의 가정을 대상으로 주문형비디오(VOD)와 광대역 인터넷 접속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 가수판권단체인 SESAC이 음악인식 기술을 사용해 회원들의 음악을 미국 34개 라디오 방송사들이 방송하는 것을 추적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필립스는 사용자들이 라디오에 전화를 연결해 음악의 곡목, 가수, 앨범 제목 등을 알 수 있게 하는 ‘음향인식’ 기술을 라이선스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컴덱스 쇼와 동시에 열린 컴퓨터관련 국제 세미나에서 벨캐나다, 보잉, 페덱스(Fedex),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을 포함한 많은 업체들은 몸에 걸치는 컴퓨터의 장점을 높이 평가했는데 특히 GE의 간부는 이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22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또 작년 11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IT박람회에서는 IBM, 올림퍼스(Olympus), 자이버노트(Xybernaut) 등이 몸에 걸치는 컴퓨터를 선보였다. 한편 댈러스 세미컨덕터(Dallas Semiconductor)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000만명 이상이 손목시계 전지만한 크기의 장치인 아이버턴(iButton)을 갖고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버턴은 반지나 손목시계줄에 탑재하거나 열쇠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다. 아이버턴의 기능은 구성하기에 따라 달라지지만 마이크로컨트롤러를 내장해 단순한 자바 프로그램을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어느 것은 건물이나 자동차의 문을 여는데 사용하거나 특정 행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를 저장한 것도 있다.
<정리=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자료문의=김영우 SRI한국지사장 young.kim@sri.com>
박철호 SRIC-BI선임컨설터트 cpark@sric-bi.com>
<테크애널리스트 : 마이클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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