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 생쥐 세계 첫선

사진; 정상 크기인 쥐의 심장(왼쪽)과 단백질 변형으로 2배 이상 커진 생쥐의 심장.

 국내 연구진이 심장이 커지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을 동시에 지닌 동물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 심장병 치료에 밝은 전망을 안겨주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K-JIST) 생명과학과 김도한 교수팀은 심장비대와 심방세동(심장이 불규칙적으로 통제 없이 수축하는 상태)을 연구할 수 있는 형질전환 쥐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지금까지 심장질환을 연구할 수 있는 동물 모델은 많이 개발돼왔으나 심장비대와 심방세동을 동시에 연구할 수 있는 동물 모델 개발은 김 교수팀이 처음이다.

 김 교수팀은 심장근육의 수축과 이완 등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정틴(junctin)’의 기능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심장비대와 심방세동 등 두 질환을 동시에 갖는 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심장조직 내 있는 정틴을 과다하게 발현해 유전자 변형생쥐를 만들고 심장조직과 세포구조 등 세부적 변화를 관찰한 결과 심방과 심실이 2배 정도 커졌고, 박동수는 절반 정도 줄어드는 심장비대와 심방세동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실험 결과 변형생쥐는 심장의 칼슘 유입량이 증가해 심장의 수축 빈도가 크게 둔화되는 등 심장조직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동물 모델이 심장비대나 심방세동 등 심장질환 치료를 위한 다양한 실험에 응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새로운 치료방법과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도한 교수는 “국내외에서 심장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모델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정틴 단백질 변형생쥐 연구성과를 계기로 심장병 치료제 개발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박사팀의 연구논문은 미국 실험생물학회연합(FASEB)에서 발행하는 학회지인 ‘FASE저널’ 8월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