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에서 제품이 아닌 디자인의 중개거래가 가능할까.
일부 e마켓이 상품이 아닌 디자인의 중개거래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e마켓을 통한 디자인 거래의 가능성 여부가 주목된다. e마켓이 디자인의 중개거래를 추진하려는 이유는 디자인이 일반적인 상품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어서 수익성이 높을 뿐 아니라 국내 중소업계가 대부분 디자인 부문에 투자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디자인 등을 판매하게 되면 e마켓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시계 e마켓인 EC글로벌은 이르면 연내 온라인을 통한 디자인 거래를 추진하기 위해 ‘디자인 열람방’을 만들어 온라인 거래를 준비중이다.
EC글로벌의 이재황 사장은 “국내 시계산업이 아시아지역 등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디자인 거래만으로도 수익성이 높다”며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의 지적재산권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디자인을 팔기 위해 웹사이트에 전시됐을 때 만약에 이를 구매하기보다는 불법복제하려는 업체가 있다면 디자인 거래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부작용을 고려해 디자인의 중개거래를 보류한 e마켓도 있다. 가구목재 e마켓인 코퍼니닷컴은 회원사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 연말 디자인 거래 중개사이트를 만들기로 했으나 지금까지 보류상태에 있다.
코퍼니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이사회에서 가구·목재 업계가 불황이어서 디자인 사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제하면서도 “사업보류의 원인 중 오프라인 상에서 일부 가구 업체들이 관례적으로 복제를 하는 사례의 재발을 우려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
니트전문 e마켓인 비텍스비도 지난해 섬유업계의 소재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 등의 거래를 추진하려했으나 지금까지 진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 거래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비텍스비 관계자는 “인력부족으로 아직 서비스를 실시하지 못할 뿐 디자인 불법복제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회원사만이 디자인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면 디자인 거래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논리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