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차 전지사업 악화로 128억원의 순손실을 봤으나 유럽식이동전화(GSM) 단말기 분야로 주력 사업을 전환한 이후 첫 반기인 올 상반기에 매출 675억원, 당기순이익 103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습니다.”
지난 3월 바이어블코리아에서 법인 명칭을 바꿔 새롭게 출발한 VK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임락철 부사장은 GSM단말기 수출로의 방향전환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일본, 대만 등 경쟁국과 원가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리튬폴리머전지 사업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중국을 타깃으로 한 GSM단말기 시장에 진출한 것이 바로 실적향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적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국가에 대해 자체 브랜드 마케팅, 디자인 및 소비자 취향에 맞춘 고가 전략을 바탕으로 GSM단말기 수출에 주력한 게 주효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중소 단말기업체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단말기 수출에 의존해 10% 이하의 이익률마저 위협받고 있는 것과 달리 VK는 자체 브랜드 공략으로 상반기에 20%대의 이익률을 거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VK는 이미 홍콩에 VK텔레콤HK란 이름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이어 중국 본토에도 단말기 생산업체인 차이나브리지(하문중교통신설비유한공사)의 지분 80%를 인수하며 현지 계열사를 세웠다. 현지 사업장을 두는 것이 중국시장에 효과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판단에서다.
“2개 중국법인을 세우면서 1000만달러의 비용부담이 발생했지만 지난 5월말 현재 월평균 550만명의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시장의 규모에 비하면 적은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현지시장 사정에 밝지 못한 중소 단말기업체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인 루트를 확보한 셈입니다.”
VK의 눈에 띄는 실적호전에도 불구하고 주가반영이 더뎌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임 부사장은 “VK가 국내 수요없이 전량 해외수출만 하는 GSM단말기업체라 시장에서의 관심도도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회사 실적이나 EPS, PER 등이 현주가에 전혀 영향을 못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PER는 5배 수준으로 동종업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GSM사업으로 돌아선 첫 반기에 모든 것을 확신시켜줄 수 없는 상황에서 하반기에 상반기와 같은 양호한 실적과 사업기조를 유지해 나간다면 VK를 보는 투자자의 눈이 분명히 바뀔 것으로 확신합니다.”
임 부사장은 12일부터 이익소각 결의에 따라 20만주의 자사주 매입에 들어가는 조치에 대해서도 시장의 일부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뜻 상반기 이익규모에 비해 7억원의 이익 소각이 투자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겠지만 전년도에 발생한 적자부문과 상법상 이익소각 규정 등을 고려할 때 상반기 소각규모는 7억원 정도가 적정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