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IT 경쟁력 추락 특단의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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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중국산 IT제품의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미국·일본·EU 등 세계 주요 IT시장에서 국산 IT제품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본지가 한국산업은행의 ‘중국의 벤처산업’ 보고서를 토대로 수출제품의 국제경쟁력을 비교·분석한 결과 세계 수출시장에서 특정상품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과 특정국의 수출에서 해당 상품수출이 차지하는 비중간 비율을 나타내는 ‘현시비교우위지수(RCA:Revealed Comparative Advantage)’에서 한국산 IT제품은 주요 8개 품목 가운데 반도체·통신기기·컴퓨터 및 주변기기 등 3개 품목만 중국에 비해 우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사무기기·오디오기기·기타 전기부품 등 3개 품목에서 중국이 우위를, 비디오기기·측정 및 시험기기는 경합관계를 보였다.

 특히 특정상품의 총수출액과 총수입액, 그리고 세계 전체 무역액을 이용해 상품의 비교우위를 도출하는 ‘무역특화지수(IIT)’와 해당 제품의 수출액을 동시에 비교해 보다 종합적인 수출경쟁력을 도출한 결과에서는 RCA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 반도체와 통신기기를 제외한 모든 한국산 IT품목이 열세이거나 힘겨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술과 품질 면에서 비교적 한수 위로 인식돼온 한국 IT산업은 객관적 국제경쟁력 지표에서 이미 상당부분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IT제품의 국제경쟁력 비교=한국산 사무기기의 RCA는 0.61에 불과한 반면 중국산은 2.46으로 일방적 비교우위를 보였다. 오디오기기(1.42) 역시 중국산(3.33)에 비해 크게 낮은 지수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측정·시험기기, 비디오기기, 전기부품 등 대다수 IT품목의 RCA가 경합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IIT와 해당 품목 수출액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분석에서는 RCA 비교 시 한국산이 우위로 나타난 컴퓨터 및 주변기기, 가전기기 등이 모두 경합관계로 수정됐으며 비디오·오디오기기 등에서는 중국이 지수는 물론 수출액도 모두 앞서 절대적 경쟁력뿐만 아니라 상대적 경쟁력 비교에서도 종합우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표참조

 ◇주요 시장에서의 수출경쟁력=한중 양국 모두에 있어 제1의 수출시장인 미국은 중국산이 컴퓨터를 제외한 모든 IT품목에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국의 대미 IT수출은 141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한국산은 94억달러에 그쳤다.

 일본시장에서도 한국산은 컴퓨터·통신기기에서 수출경쟁력을 확보한 정도다. 반도체는 한중 양국이 수입국임을 감안하면 수출액이나 경쟁력에서 모두 한국이 중국에 뒤지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비디오·오디오기기, 가전기기 등에서 수출경쟁력이 매우 높았다.

 지난해 116억달러어치의 중국산 IT품목이 수출된 EU시장에서는 한국산 통신기기·반도체 등이 아직 수출경쟁력을 보유 중이나 컴퓨터와 비디오기기는 수출액과 경쟁력 모두 치열한 경합관계에 있고 가전·오디오·사무기기 등은 이미 시장점유율에서 중국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산 IT제품의 대EU 수출은 80억달러였다.

 정봉렬 산업은행 조사부 팀장은 “왕성한 수출을 근간으로 하는 중국 IT·벤처산업은 15년의 짧은 역사에도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전체 GDP의 10% 이상을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급성장세”라며 “이미 IT산업 전방위에서 시작된 중국의 맹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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