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상품에 대한 사후서비스(AS) 능력을 확보하라.’
최근 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의 대형화·고급화 및 개발주기 단축, 모델 세분화 추세 속에 제조물책임(PL)법 시행까지 겹치면서 AS능력 확보를 최선결 과제로 인식,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선택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유통업체에 의해 검토되고 매장에서 취급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근 유통업체들은 다시한번 AS망 및 AS기술력 등 제조업체의 AS에 대한 전반적인 능력을 상품 선택에 필수요소로 인식, 그 중요성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PL법 시행과 함께 유통업체의 PB상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크게 대두됐고 판매제품에 대한 부실한 AS는 곧바로 소비자 클레임으로 연결돼 최악의 경우 PL소송 문제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제조업체의 AS능력이 제조업체는 물론 유통업체의 신뢰성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 등 양판점 업계에 따르면 현재 김치냉장고 생산업체가 20여개 달하지만 매장에서 전시·판매하는 제품은 AS능력이 검증된 5∼6개사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찾느냐, 찾지 않느냐 하는 소비자 선택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이에 앞서 유통업계 자체에서 AS능력이 부족한 업체를 차단한 결과다.
하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체의 김치냉장고가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높고 품질에서도 대기업 제품과 큰 차이가 없지만 문제는 AS능력”이라며 “제품 판매후 AS과정에서 소비자 불만이 생기면 제조업체뿐 아니라 유통업체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AS능력 검증이 취급의 전제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품질좋은 제품이라도 AS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소비자에게 선보일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이마트는 상대적으로 AS망이 부족한 유명 외산 브랜드 및 중견 제조업체 상품에 대해서는 AS전문업체와의 제휴를 유도, 이 같은 문제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
단일 유통업체로서 가전 PB상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할인점 이마트도 PB상품 개발을 위한 제휴업체 선택시 제조업체의 AS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PB상품으로 대형 제조업체와 경쟁할 경우 AS수준에서 가장 뒤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PB상품에 대한 AS문제가 발생하면 1차로 제조업체 AS망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자체 매장에 AS센터 및 인력을 확보해 대응하고 있다.
삼성 홈플러스의 경우 납품 및 협력업체에 대한 거래기준을 강화하고 PB상품 제조업체의 현지 공장 실사를 통해 품질 및 AS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업계도 판매하는 수입 가전제품과 PB상품에 대한 AS에 부쩍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업계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